[판결] 상해보험 약관 가입자의 코로나19 감염 사망은 '상해' 사망 아닌 '질병' 사망


글 : 임용수 변호사


코로나19는 보험사고의 유형 중 '상해'가 아니라 '질병'인 감염병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판결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질병 사망이므로 상해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소식을 전하고 해설을 덧붙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3단독 이현종 판사는 장 모 씨의 유족들이 흥국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1)

장 씨는 2014년 9월 무렵 흥국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 보험계약은 보험기간 중 상해의 직접적 결과로 사망한 경우 1억8000만 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일반상해사망 보장'과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1000만 원의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질병사망 보장' 등을 포함하는 보험이었다. 편입된 약관에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일반상해사망 보험금 지급사유에서 제외한다는 취지의 조항, 이른바 '질병면책 조항'이 규정돼 있었다. 이후 장 씨가 2022년 1월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하자 재산상속인인 유족들(배우자와 자녀 1명)은 흥국화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흥국화재는 장 씨의 사망을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판단하고,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에 유족들은 "장 씨의 사망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고, 흥국화재가 장 씨에게 질병면책조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보험계약상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이현종 판사는 판결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을 '일반상해사망'이 아니라 '질병사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를 감염병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본 것이다. 

이 판사는 먼저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 우연한 돌발적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뜻한다」며 「사고 원인이 피보험자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상해보험에서 제외되고 질병보험 등의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인용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경로와 증상, 감염병예방법령의 질병 분류, 질병·사인 분류에 관한 통계청 고시 내용 등에 질병의 사전적 의미를 더하면, 코로나19는 이 보험계약의 보험사고 유형 또는 보장대상 중 '질병'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험계약 약관에서 상해 사망과 질병 사망을 각각 독립한 보험사고 또는 보장대상으로 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질병면책 조항은 질병사망이 상해사망보험금이 아닌 질병사망보험금의 지급 대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상해보험과 질병보험에 관한 상법 규정, 감염병 또는 사인 분류에 관한 감염병예방법령 등의 규정, 질병의 사전적 의미와 코로나19의 일반적으로 알려진 증상 등을 고려하면, 코로나19가 질병인 감염병에 해당함이 명백한 이상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상해 사망이 아니라 질병 사망이라는 점도 명백하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보험계약에서 질병면책 조항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며 「질병면책 조항은 보험사 등의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한바, 흥국화재는 질병면책조항을 보험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상해의 개념 요소 중 하나인 외래성은 사고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질병이나 체질적 소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말한다. 외래성은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상해에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려고 고안된 개념이다. 외래성 요건이 결여된 질병은 상해와는 엄밀히 구별할 필요가 있는 보험사고 유형이다. 

질병 사망의 경우 일반상해사망 보험금 지급사유에서 제외한다는 취지의 질병면책 조항은 질병이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규정에 불과하므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판결에 대해서는 흥국화재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유사 사례 중에 피보험자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안을 다룬 대구지방법원의 판결(2020가합753)을 이미 소개한 적이 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단독](판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사망 때는 질병 사망, 상해보험금 지급 대상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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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4년 1월 4일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2. 20. 선고 2022가단513618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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