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법원 "임신 중 질병도 실손 의료비 보험금 지급 대상이다"


글 : 임용수 변호사


상해와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등을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한 임산부가 임신·출산 관련 면책 약관을 놓고 보험사와 법적인 줄다리기를 하다 최종 승소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 전문)가 국내 최초 [단독] 보도해 드리고,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입니다. 보험소송 의뢰나 법률상담을 원하는 분들은 관련 서류 전부를 지참하고 방문 상담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전지법 민사3-3부[재판장 이효선 부장판사]는 김 모 씨가 보험업체인 롯데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습니다.1)

김 씨는 지난 2015년 8월 롯데손해보험과 사이에 상해·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등을 보장하는 실손의료비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당시 롯데손해보험의 약관에는 '피보험자의 임신·출산(제왕절개를 포함합니다), 산후기'라는 내용의 면책 조항을 포함시켜 놓았습니다.

보험 가입 후 김 씨는 임신 23주에 조기 자궁수축 증상 등으로 진료를 받다가 임산 23주 4일째인 2017년 9월 병원에서 시행한 자궁초음파 검사에서 '8cm 크기의 자궁 평활근종(2차 변성) 및 자궁 선근종 등'으로 진단받고 입원했습니다. 입원 중 김 씨는 주로 자궁수축을 억제해 임신을 유지하는 치료와 함께 간 보호 치료와 안과적 치료를 받았고, 급성 담낭염 진단 및 치료도 받았습니다. 그 후 김 씨는 둔위 태아, 조기 자궁수축, 임신중독증이 의심돼 임신 34주를 조금 넘겨 제왕절개수술을 받고 조기 분만을 하게 됐습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82일간 지출한 의료비를 청구했으나, 롯데손해보험은 임신·출산 관련 면책 조항을 내세우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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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면책조항은 임신, 출산, 산후기를 겪는 경우 일상생활에서 일반적으로 노출되는 위험에 비해 질병이나 상해 등 보험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임신, 출산, 산후기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 상해 등 보험사고의 위험을 처음부터 보험의 보호 대상에서 배제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면책조항의 문언과 취지를 고려하면, 면책사유로 정해진 '임신, 출산 및 산후기'란 임신에 따라 출산 후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산모의 자연스러운 신체적 변화에 대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일련의 의학적 검사, 진단 및 처치(경우에 따라서는 제왕절개와 같은 수술적 처치를 포함)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와 달리 임신 중에 비로소 발생하거나 문제가 되는 증세 내지 질환이라도 그것이 임신에 따라 통상 자연스럽게 발생하거나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면 면책사유 내지 면책질병으로 볼 수 없으며, 임신, 출산, 산후기와 무관한 다른 질병이나 상해로 인해 임신, 출산, 산후기 과정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자궁 근종, 자궁 선근종 등의 발병으로 임신을 유지하는 치료를 받은 것은 임신에 따라 통상 자연스럽게 발생하거나 문제가 되는 것에 해당하지 않고, 임신, 출산과 무관한 질병(자궁 근종, 자궁 선근종)으로 인해 임신, 출산 과정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제왕절개술로 인한 치료비는 면책조항이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자궁 근종(myoma uteri)은 자궁의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장막하, 점막하, 근층내 근종으로 나뉩니다. 자궁 선근종은 자궁 내막 조직이 근육층에 증식하는 '혹'으로, 자궁에 굳은살이 박혔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유전적 이상이나 호르몬의 영향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들 질병이 있으면 조산의 비율이 3배 정도 높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김 씨가 자궁 근종이나 자궁 선근종 등의 발병으로 임신을 유지하는 치료를 받은 것이 임신에 따른 자연스러운 신체적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딸을 출산한 후 급사한 임산부의 유족 측 소송대리인이었던 임용수 변호사가 소개한 아래 판결에 관한 포스팅 글도 이번 판결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10여년 전인 2010년 10월에 선고된 판결입니다. 

판결의 요지는 면책사유로 정해진 '출산(제왕절개 포함), 외과적 수술 또는 그 밖의 의료처지'란 임신에 따라 출산 후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산모의 자연스러운 신체적 변화에 대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일련의 의학적 검사, 진단 및 처치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하고, 이와는 달리 임신 중에 비로소 발생하거나 문제가 되는 증세 내지 질환이라도 그것이 임신에 따라 통상 자연스럽게 발생하거나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면책사유 내지 면책질병으로 볼 수는 없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판결의 요지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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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1년 10월 21일

1) 확정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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