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바다수영대회는 혹독한 외부 환경, 바다수영대회 중 급성심장사는 상해사망

스노클 착용하고 바다핀수영대회 참가

글 : 임용수 변호사


여름 바다 수영 대회에 참가했다가 사망했다면 상해로 인한 사망에 해당하므로 보험사는 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내용을 알려 드리고 해설합니다.

창원지법 민사1부(재판장 김홍기 부장판사)는 바다 수영 대회 중 숨진 조 모 씨의 아내와 두 자녀 등 유족들이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메리츠화재의 항소를 기각하고 "메리츠화재는 상해사망 보험금 8,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던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1)

김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조 씨가 참가한 바다 수영 대회는 바다에서 약 3㎞의 거리를 수영하면서 기록을 경쟁하는 대회이므로 조 씨의 평소 수영 실력을 감안하더라도 급성 심장사의 직·간접적인 원인을 유발할 수 있는 혹독한 외부 환경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조 씨의 폐에 물이 차 있던 점과 입안에 토물이 있었던 점도 익사 또는 익수에 의해 유발된 급성 심장사로 추단할 수 있는 사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조 씨의 수영 실력이 평균 이상이었던 점과 스노클을 착용하고 있었던 점에 비춰 보면 몸을 뒤집으며 구토를 한 행동은 호흡 곤란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전형적인 익사의 진행 경과와 배치되는 정황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며 「따라서 조 씨의 사망은 익사 즉, 물이 흡입돼 기도를 막아 질식사했거나, 익수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 등 외부적 요인으로 유발된 급성 심장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는 결국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조 씨는 2014년 6월 말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린 바다핀수영대회에 참가했습니다. 3km를 헤엄쳐야 하는 이 대회에서 조 씨는 결승점을 150m 가량 남겨두고 스노클을 입에 문 채 뒤집어지며 구토를 했습니다. 안전요원이 조 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같은 날 오후 9시경 숨졌습니다. 검안의는 사망 원인을 급성 심장사로 추정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바다 수영(Open Water Swimming)이란 자연 상태의 바다나 호수·강 등에서 시행되는 수영을 말하며,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있습니다. 국제 수영 연맹(FINA)은 바다 수영을 10km 이하인 장거리 수영(Long Distance Swimming)과 10km를 초과하는 마라톤 수영(Marathon Swimming)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수상 안전요원이 발견

송도 바다핀수영대회는 3km를 헤엄쳐야 하는 장거리 수영 대회에 해당합니다. 재판부는 3km나 되는 거리를 헤엄쳐야 하는 이 바다 수영이 직·간접적으로 급성 심장사를 불러올 수 있을 정도로 혹독한 외부 환경이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조 씨가 가입한 보험 상품이 생명보험이었다면, 마라톤이나 노젓기, 무거운 물체나 중량을 들어올리는 행위와 비슷한 '과로 및 격렬한 운동' 또는 '심한 과로 및 격심한 운동'에 포함되므로 외래의 상해 사고로 인정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라톤 도중에 발생한 사망 사고에 대해서는 재해사망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마라톤 도중 돌연사는 재해에서 제외되는 격렬한 운동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포스팅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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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18년 6월 11일
  • 1차 수정일 : 2020년 8월 23일(재등록)

1) 메리츠화재가 이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기각돼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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