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고소작업대 타고 화물차량 경사로 내려오던 중 사고는 하역작업 중 사고일까 ... 법원의 판단은?


글 :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화물차량 적재함에서 고소작업대를 타고 경사로를 내려가던 도중 고소작업대가 전도하면서 머리를 부딪쳐 사망한 사고는 하역작업 중 사고가 아니므로 교통상해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가 판결을 소개하고 해설한다.

대전지법 홍성지원 민사1단독 이홍관 부장판사는 디비손해보험이 고소작업대를 몰다 사고로 숨진 이 모 씨의 유족들(배우자와 자녀 2명)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소송에서 디비손해보험의 청구를 기각하고 유족들의 반소를 받아들여 "디비손해보험은 유족들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1)

이 씨는 2021년 10월 고소작업대의 이동 작업을 의뢰받아 이를 화물차량에 싣고 작업장으로 이동했다. 작업장에 도착해 고소작업대를 하차하는 작업을 하던 중 고소작업대의 왼쪽 바퀴가 화물차량 상판에서 이탈·전도되면서 옆에 있던 콘크리트 기둥에 머리 등을 부딪쳐 사망했다. 


이 씨가 이동하던 고소작업대는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리프트'를 원동기에 의해 육상에서 이동할 목적으로 제작된 이동장치에 탑재한 구조였다. 

이 씨는 사고 당시 고소작업대를 탄 상태에서 전원장치 공급을 위해 운전키를 꽂고 스위치를 조작해 고소작업대를 화물차량 적재함에서 바닥까지 연결된 경사로를 따라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던 중 사고가 난 것이다.

사고 이후 유족들이 교통상해사망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디비손해보험은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면책조항이 적용된다며 유족들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홍관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약관에서 정한 '하역작업'의 면책 취지는 차량 교통사고와는 별개로 하역작업 자체에 고유한 사고 발생 위험이 내재돼 있어 그런 위험이 현실화된 결과 상해 등이 발생한 경우 보험사고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것」2)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씨가 탑승한 고소작업대가 자체적으로 이동이 가능한 구조이고, 사고가 발생한 것이 하역작업 자체의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기보다는 고소작업대의 이동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발생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평가해야 한다」며  「이 사고에는 면책조항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이 사례는 고소작업대 조종석에서 고소작업대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이고, 사고 당시 고소작업대 조종석이 아닌 지상에서 고소작업대를 조작바(리모콘)로 조종하고 있었던 경우는 아니다. 고소작업대 운행에 앞서 운행한 화물차량을 기준으로 사고 발생 위험성을 평가하면 고소작업대 하역작업 중 사고가 발생한 때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명백해 보이지만, 원동기에 의해 이동되는 고소작업대를 기준으로 사고 발생 위험성을 평가할 경우 이를 전자의 사고와는 별개로 구별해 하역작업 중 사고가 아니라 이 판결의 판시 내용처럼 '고소작업대의 이동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불과한지는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해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재판의 1심 즉 1라운드가 끝나고 디비손해보험의 항소 제기로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어느 쪽으로 결론 나든 판결이 확정되면 추후 업데이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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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4년 11월 25일

1) 디비손해보험의 항소 제기로 사건이 대전지방법원 항소부에 계속 중이다.
2)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15405 판결의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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