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보험 가입자가 보험기간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다가 보험기간이 종료된 이후 사망했다면, 보험사는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험기간 내에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책임기간이 지난 후에 피보험자가 사망했더라도 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가 판결을 소개하고 해설한다.
75세 남성 박 씨의 아내는 지난 2003년 4월 신한라이프생명보험과 사이에 보험기간을 2023년 4월 16일까지로 정하고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한 경우' 35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맺었다. 이후 박 씨는 2023년 1월 도로에서 자동차에 충격당하는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2023년 6월 병원에서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사망했다. 유족은 신한라이프생명에 교통재해사망보험금 등을 청구했다.
유족은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된 재해가 보험기간 중에 발생하면 사망은 보험기간이 종료된 후에 발생했더라도 보험금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신한라이프생명은 박 씨가 가입한 보험 약관에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해야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유족이 법원에 소송을 냈다.
박창우 판사는 「약관조항의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했을 때'에서 '보험기간 중'이 '교통재해'만을 수식하는지 '사망했을 때'까지도 수식하는지에 따라 '보험기간 중 발생한 『교통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험기간 중 또는 보험기간 종료 이후에 사망한 경우'와 '보험기간 중 발생한 『교통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험기간 중 사망한 경우'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같이 약관조항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고, 그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하므로 그 불이익은 작성자인 보험사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기간 내에 발생한 교통재해 등으로 인해 피보험자에게 사망의 위험이 발생했고, 그 교통재해가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된 경우 일단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하고, 그로 인한 사망의 결과까지도 반드시 보험기간 내에 있어야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며 「만약 이같이 해석하는 경우 사망의 위험성이 있는 교통재해가 발생한 이후 행해지는 피보험자에 대한 꾸준하고도 장기적인 치료(보험기간이 지난 이후에까지 이뤄지는 치료)가 보험금의 지급을 불가능하게 하는 요소로 여겨질 수 있어, 지급될 보험금의 액수에 따라서는 피보험자에 대한 치료를 중단하고자 하는 유인이 될 수 있으므로, 보험제도의 취지나 윤리규범에 비춰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씨가 보험기간이 끝난 후에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약관조항에서 정한 것처럼 '보험기간 내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신한라이프생명은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의 케이스메모
평균적인 보험 고객의 입장에서는 피보험자의 사망이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것이든 보험기간이 경과된 이후에 발생한 것이든 당연히 교통재해사망으로 인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함이 일반적이다.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보험기간이 끝난 후에 그 교통재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사망의 결과가 발생했더라도 보험금 지급 책임을 인정하는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험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이 사건처럼 피보험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인정한 사례는 아니지만, 보험기간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한 후유장해는 보험기간 이후에 진단이 확정돼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결이 있다.3)
-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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