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수신확인 안된 휴대전화 알림 방식 보험계약 해지 통보 안 돼… 뇌출혈 진단 보험금 지급해야


글 : 임용수 변호사


'보험료 미납에 따라 보험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알림 방식에 의한 보험사의 해지 통보가 해지권 행사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신확인이 안된 휴대전화 알림을 보험계약 약관에 따른 적법한 해지 방법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내용을 소개하고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단독 장원정 판사는 송 모 씨가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삼성화재는 송 씨에게 8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1)

송 씨는 지난 2017년 12월 뇌출혈로 진단되면 진단비로 8000만 원의 보험금을 받기로 하는 2건의 보험에 가입하고 2019년 8월까지 매달 보험료를 납입했다. 하지만 그 다음달부터 송 씨가 보험료를 내지 않자 삼성화재는 2019년 10월 2회에 걸쳐 휴대전화로 알림을 발송하고 보험료 지체를 이유로 해지한다는 내용을 2019년 11월 송 씨의 주소지로 등기 발송했으나 폐문부재됐다. 

이후 송 씨가 2019년 12월 직접 삼성화재의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보험 부활 및 해지 환급금에 관해 문의하자 상담사가 담당 보험설계사에게 문의할 것을 알려줬다. 

2021년 1월 뇌출혈 진단을 받은 송 씨는 뇌출혈 진단비 8000만 원을 청구했지만, 삼성화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보험계약이 이미 보험료 미납으로 해지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송 씨는 삼성화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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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과정에서는 보험료 미납에 따른 삼성화재의 보험계약 해지 처리가 적법했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됐다. 송 씨는 "보험기간 중에 뇌출혈 진단을 받았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화재 측은 "보험계약이 송 씨의 월 보험료 납입 지체로 인해 해지됐다"고 맞섰다.

장 판사는 먼저 휴대전화 알림을 통한 보험료 지체를 이유로 해지한다는 안내에 대해 「휴대전화 알림이 송 씨에 의해 전자서명법에 따른 공인전자서명으로 수신확인이 됐는지에 관해 아무런 주장 및 내역조차 증거로 제출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험 약관은 '전자문서의 경우는 전자서명이나 공인전자서명으로 동의를 얻어 수신확인 조건을 전자문서를 송신해야 하며, 계약자가 전자문서에 대해 수신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 전자문서는 송신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다.

특히 장 판사는 「삼성화재가 등기 발송 부분은 송달되지 않았음을 자인하고 있는 데다, 상담사가 보험설계사에게 문의하라고 알려준 것만으로 음성 해지 통보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삼성화재가 주장하는 내용 자체로도 약관에 기한 해지권 행사의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삼성화재는 보험계약을 약관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삼성화재의 약관에 의하면 보험계약자의 보험료 납입이 연체되는 경우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에게 14일 이상의 기간을 납입최고기간으로 정해 등기우편, 전화, 전자문서 등으로 최고기간 내 연체보험료를 납입할 것과 최고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을 경우 최고기간이 끝나는 날의 다음날 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을 고지하고, 이 경우 고지 방식이 전자문서의 경우는 전자서명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전자서명 또는 같은 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공인전자서명으로 동의를 얻어 수신확인을 조건으로 전자문서를 송신해야 하며, 계약자가 전자문서에 대하여 수신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 전자문서는 송신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그 경우 보험회사는 등기우편이나 전화[음성]로 다시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사례처럼 보험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지 않고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판단하게 되면, 송 씨는 그동안 미납했던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만약 재판 과정에서 연체보험료 액수가 특정되지 않을 경우 보험사가 지급할 보험금에서 연체보험료를 공제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인지 이 판결은 보험금 지급 단계에서 당사자 사이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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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3년 12월 28일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21. 선고 2023가단511530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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