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탱크로리 올라가 청소작업 중 추락사고 면책조항 설명의무 위반... 자동차사고 보험금 지급해야


글 : 임용수 변호사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사가 청소작업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면책조항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청소작업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9단독 임범석 판사는 최 모 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현대해상은 최 씨에게 6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1)

최 씨는 2018년 10월 현대해상과 사이에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자동차사고로 발생한 상해에 해당할 경우' 상해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최 씨는 2022년 5월 문경시에 있는 문경 신소재 공장 내에서 화물차량의 탱크로리에 적재물(규석)을 상차한 다음 차량을 이동해 멈춘 후 탱크로리 위로 올라가 청소를 했다. 청소작업을 하던 중 수동 브레이크가 해제되면서 차량이 앞쪽으로 움직였고, 최 씨는 차량을 정지시키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가 운전석 문을 열고 올라가는 과정에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최 씨는 왼쪽 경골에 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됐다. 

이에 최 씨는 "청소작업을 마친 후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이고, 청소작업에 내재돼 있는 고유한 위험이 발현된 것이 아니므로 면책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또 면책조항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으므로 면책조항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며 보험금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청소작업 중 추락사고일 뿐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가 아니고, 청소작업 중에 일어난 사고이므로 보험금지급의 면책사유에 해당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임 판사는 먼저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사고인지 여부와 관련해 「이 사고는 최 씨가 청소작업을 위해 화물차량의 탱크로리에 탑승 중 수동브레이크가 풀리는 바람에 화물차량이 운행돼 발생한 사고」라며 「운행 중인 자동차에 운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 탑승하고 있을 때 발생한 자동차사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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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약관에서 자동차사고 원인의 직접, 간접을 묻지 않고 청소작업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면책사유로 본 점, 청소작업에는 추락의 위험 등 교통사고와는 별개로 고유한 사고 발생 위험이 내재돼 있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그런 위험이 현실화된 결과 상해가 발생한 경우 보험사고에서 배제되는 점 등에 비춰보면, 이 사고는 최 씨가 청소작업을 위해 수동브레이크를 작동한 화물차량의 탱크로리에 탑승했다가 수동브레이크가 풀려서 화물차량이 운행돼 발생한 사고로 간접적으로 청소작업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므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원인의 직접·간접을 묻지 않고 청소작업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현대해상이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약관법에 의해 이를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현대해상이 최 씨에게 면책조항의 내용, 특히 그 원인의 직접·간접을 묻지 않는다는 점에 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현대해상은 면책조항의 설명의무를 위반해 이를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 면책조항을 들어 최 씨의 보험금 지급 청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이 판결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청소작업으로 인해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한 면책조항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게 되므로 최 씨에게 자동차사고 부상 담보로 인한 보험금 6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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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3년 9월 16일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6. 8. 선고 2023가단5046476 판결. 현대해상이 항소했으나 항소기각됐고, 현대해상의 상고 포기로 판결이 확정됐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2. 22. 선고 2023나3298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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