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실손 보험사, '맘모톰 시술 진료비 반환' 의사에게 직접 청구할 수 없다


글 : 임용수 변호사


시술 당시 임의 비급여 대상이었던 맘모톰 절제술과 관련해 실손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가 환자를 대위해 의사에게 관련 진료비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진료라고 하더라도 보험사가 직접 병원이나 의사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요양기관 소속의 병원장 홍 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를 각하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고 밝혔다.1)

한 요양기관의 병원장이었단 홍 씨는 현대해상의 실손보험에 가입한 47명의 환자들에게 진공보조장치인 맘모톰을 이용한 유방양성병변 절제술(이하, 맘모톰 절제술 또는 맘모톰 시술)을 하고 진료비로 총 8천300여만 원을 받았다. 현대해상은 환자들에게 8천만 원 가량의 실손보험금을 지급했다.

이후 현대해상은 맘모톰 시술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아 진료비 청구가 제한되는 '임의비급여' 진료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며 채권자대위소송을 냈다.

현대해상은 재판 과정에서 홍 씨가 환자들로부터 받은 진료비가 부당이득금이라고 주장하며 가입자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홍 씨가 대신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부당이득금이 아니라면 홍 씨가 부당한 진료로 현대해상에게 손해를 가한 만큼 이미 지급한 실손보험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 2심 법원 모두 보험사가 의사에게 부당이득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고 이에 관한 청구는 각하했고, 의사가 보험사에 지켜야 할 의무가 없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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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채권자대위소송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적극적 요건으로서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피보전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의 존재가 인정돼야 하고, 다음으로 소극적 요건으로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된다는 사정이 없어야 한다」며 「이같은 적극적 요건과 소극적 요건은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의 내용, 보전하려는 권리가 금전채권인 경우 채무자의 자력 유무, 피보전채권과 채권자가 대위행사하는 채무자의 권리와의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가 진료행위가 위법한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피보험자를 대위해 요양기관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행사하는 형태의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무자인 피보험자가 자력이 있는 때는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대해상이 피보험자들의 자력 유무에 관해 아무런 주장과 증명을 하지 않아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할 수 없다」며 현대해상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에 관한 상고를 기각했다.

아울러 「홍 씨가 보험사에 대해 진료계약에 따른 어떤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고, 홍 씨의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와 현대해상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현대해상의 손해배상 청구 부분에 관한 상고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2022년 8월 유사 사례에서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각하 취지로 사건을 환송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3)을 인용했다.

전원합의체는 당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험사가 환자를 대신해 병원에 직접 진료비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병원의 위법한 진료로 인해 환자가 진료비를 돌려받을 권리가 있더라도 그 권리를 행사할지는 환자의 의사에 달렸다는 취지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앞서 언급한 '임의 비급여' 진료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국민건강보험에서 수가를 정하지 않고 병원이 임의로 가격을 책정하는 진료를 뜻한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의 급여 부분에서 '본인부담분'과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법정 비급여' 부분만을 보장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임의 비급여'에 해당하는 진료는 보험금 지급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맘모톰은 탐침(probe), 홉스터, 백큠 세트(vacuum set), 본체로 구성되는데, 탐침을 병변 부위에 위치시켜 그 탐침의 열린 부분으로 진공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생체 조직이 흡입되고 탐침 안쪽에서 회전칼날이 돌면서 전진하여 흡입된 조직을 잘라낸 후 이를 진공장치를 통해 체외로 배출시킨다. 맘모톰 절제술은 병변의 한 조각 또는 일부를 떼어내는 침생검의 동일한 행위를 여러 번(2cm 종양의 경우 약 15회 이상) 반복해서 병변의 전부(또는 치료효과가 있는 정도의 범위) 절제에 도달하는 수술방법이고, 이후 반드시 조직검사(생검)에까지 나아가므로, 침생검의 동일한 행위를 반복하게 된다. 결국 맘모톰 절제술도 적어도 맘모톰 유방생검(침생검)을 포함하는 시술 방법이다.4)

맘모톰 시술은 과거에는 안전정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못했으나, 현대해상이 소송을 낸 이후인 2019년 8월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돼 ‘법정 비급여’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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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3년 3월 22일

1) 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1다304045 판결.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5. 14. 선고 2019가단5125488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1. 26. 선고 2020나32793 판결.
3) 대법원 2022. 8. 25. 선고 2019다229202 전원합의체 판결.
4) 인천지방법원 2021. 9. 9. 선고 2020나74248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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