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화물 차량으로 운송 중이던 소나무 파손 사고는 적재물배상책임보험상 보상하는 손해


글 : 임용수 변호사


화물 차량에 소나무를 싣고 운송을 하다가 도로 인근의 건물과 충격한 사고로 소나무가 파손됐다면 적재물배상책임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내용을 소개하고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여 드립니다.]

화물 차량의 적재함에 실려 있던 소나무가 운송 중 우연한 사고로 파손되는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가 관리청의 운행 허가 조건을 위반한 운행 중의 사고로 인한 것이거나 현저히 잘못된 방법의 적재 상태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사고로 인한 손해 상당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이다. 

전주지법 민사1부[재판장 김진선 부장판사]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연합회’]가 J운수회사와 화물 차량의 운전자 유 모 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소송에서 J운수회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1)

재판부는 「소나무의 파손이 운송 중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존재했던 것이라거나 상·하차 작업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볼 만한 정황이 엿보이지 않고, 특히 소나무가 훼손된 사고가 화물 차량을 통한 운송 중이 아닌 상·하차 작업 중에 발생한 것이라면, 그 상·하차 작업을 담당한 자나 그 관리·감독자가 소나무 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등 법적 책임을 부담할 것인데, J운수회사와 유 씨가 자신들에게 법적 책임이 없는 상·하차 작업 중에 발생한 사고를 운송 중에 발생한 사고라고 보험사를 기망해 보험금을 청구할 만한 특별한 유인을 찾아볼 수 없다」며 「소나무 파손은 차량으로 운송하던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합회는 화물 차량의 운행허가조건을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잘못된 적재 방법으로 운송을 하다가 발생한 것이므로 계약에서 보상하지 않는 손해 즉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면책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보험사인 연합회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 차량의 운행허가조건 범위 내에서 소나무를 적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연합회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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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사고는 계약기간 내에 발생한 것으로 계약에서 보상하는 '차량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동안에 생긴 우연한 사고'에 해당하므로 연합회의 J운수회사와 유 씨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유 씨는 2020년 3월 전북 부안군에서 J운수회사 소유의 화물 차량에 소나무를 싣고 운송하던 중 정읍교도소 인근 도로에서 우측 폐건물과 접촉해 싣고 있던 소나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연합회의 사고접수콜센터에 사고 접수를 했다.  

적재물배상책임공제보험을 들어놨던 J운수회사는 공제보험금을 청구했지만, 연합회는 '소나무 파손 사고가 계약 체결 이전에 발생한 것'이거나 '차량 운송 중 발생한 사고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고, 설령 사고가 계약 기간 내에 발생한 보험사고라고 하더라도 '차량의 운행허가조건 등을 위반한 운송 중의 사고로 발생한 손해' 등에 해당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법원에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앞서 1심 법원은 "소나무 파손 사고가 계약기간 내(계약 체결 이후)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연합회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연합회의 적재물배상책임보험 약관은 "계약기간 중에 운송의 목적으로 수탁받은 화물을 증권에 기재된 화물자동차로 운송하는 기간 동안에 생긴 우연한 사고로 인해 수탁화물에 대한 법률상의 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손해로 정의하면서도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2조(운행상의 안전기준) 또는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79조(차량의 운행 제한 등)의 적재중량이나 적재용량 기준을 초과해 적재함으로써 생긴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보상하지 않는 손해(면책사유)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처럼 연합회가 채무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소극적 확인소송에서는 연합회가 먼저 청구를 특정해 채무 발생 원인 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채권자인 J운수회사는 권리관계 요건 사실에 관해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한다. 그리고 계약기간 내에 보험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보험금(공제금) 채권 발생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J운수회사는 소나무 파손 사고가 계약기간 안에 발생했다는 사실에 대해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1심 법원은 J운수회사가 증명을 다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판시한 반면, 항소심 법원인 전주지법은 증명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 다음 연합회의 면책 항변에 대해서는 연합회가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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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2년 12월 17일

1) 전주지방법원 2022. 10. 6. 선고 2021나885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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