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후유장해 기왕증 감액규정 설명의무 불이행...후유장해 보험금 전액 지급해야


글 : 임용수 변호사


교통사고로 기존 신체 장해가 악화되는 중증의 후유장해를 입었다고 해도 보험사가 기존 장해의 영향을 감안, 보험금을 감액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단독] 소식으로 판결의 주요 내용을 전해 드리고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입니다. 보험소송 의뢰를 원하거나 법률상담을 원하는 분들은 미리 상담 예약을 한 다음 관련 자료를 모두 지참하고 저희 사무실을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박현경 판사는 윤 모 씨가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습니다.1)

윤 씨는 지난 2006년 8월 삼성화재에 '상해 사망·후유장해 1억원', '교통상해 사망·후유장해 1억원'을 한도로 보장하는 내용의 상해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윤 씨는 2018년 7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낙상했고 그로 인해 목의 척수 등을 크게 다쳐 치료를 받았지만, 사지마비 등의 후유장해가 남았습니다. 이는 삼성화재의 약관상 후유장해 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했고 이에 윤 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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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장해 보험금 2억 원을 청구한 윤 씨는 삼성화재가 '이미 존재한 신체장해 또는 질병의 영향으로 그 상해가 중하게 된 경우 영향이 없었던 때에 상당하는 금액을 결정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관 규정(기왕증 감액 약관)을 이유로 보험금을 감액하자 소송을 냈습니다.  

윤 씨는 기왕증 감액 약관이 불공정해 무효이고 설명을 듣지도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보험계약 당시 기왕증 감액 약관에 대해 설명한 적이 없으므로 이를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박 판사는 약관이 무효라는 윤 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삼성화재의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윤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박 판사는 「기왕증 감액 약관에 따라 후유장해 보험금 산정 시 기왕증의 기여도를 반영하는 것이 상해보험계약자들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윤 씨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기왕증 감액 약관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해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왕증 감액 약관이 무효라는 윤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기왕증 감액 약관에 대한 삼성화재의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박 판사는 「정액보험의 성격을 가지는 상해보험의 경우 기왕증 관련 감액 규정과 같이 후유장해 보험금에서 기왕장해에 해당하는 부분을 감액하는 것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라거나 이미 법령에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왕증 감액 약관은 설명의무의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지 않는 한 보험사는 감액 약관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삼성화재가 보험계약 당시 윤 씨에게 기왕증 감액 약관을 설명했다거나 윤 씨가 그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따라서 삼성화재는 감액 약관을 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상해보험은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 보험계약에서 미리 정해둔 일정한 보험금액을 지급하는 보험(정액보험)입니다. 보험사고의 발생 후에 피보험자가 입은 실제의 재산상의 손해액에 따라 보험사가 지급할 보험금이 결정되는 손해보험(부정액보험)과는 구별됩니다. 

부연하자면, 상해보험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에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해 신체에 손상을 입는 것을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으로서,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피보험자가 고지의무에 위배해 중대한 병력을 숨기고 보험계약을 체결해 이를 이유로 보험사가 상법의 규정에 의해 보험계약을 해지하거나, 상해보험 약관에서 계약 체결 전에 이미 존재한 신체장해 또는 질병의 영향에 따라 상해가 중하게 된 경우 보험사가 그 영향이 없을 때에 상당하는 금액을 결정해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관이 따로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험사는 피보험자의 체질 또는 소인 등이 보험사고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했다는 사유를 들어 보험금을 감액할 수 없습니다.2) 정액보험인 상해보험에서는 기왕장해가 있는 경우라도 약정 보험금 전액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감액 규정 등이 있는 경우에만 보험금을 감액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기왕증이나 기왕장해와 같은 과거 병력이 있을 때 보험금을 감액하도록 한 상해보험 약관 조항은 보험계약 당시 약정했던 일정액의 보험금을 기왕증이나 기왕장해를 이유로 감액해 지급한다는 내용이므로 보험사의 책임 범위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왕 장해 관련 감액규정은 보험사의 설명의무 대상이 되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고,3) 보험사가 이런 약관 규정의 설명의무를 위반하고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약관 규정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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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2년 4월 3일

1) 서울중앙지법 2021. 12. 10. 선고 2020가단5199607 판결. 확정된 판결입니다.
2) 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다18752 판결 등 참조.
3) 동지: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다229917 판결.
4) 동지: 대법원 2015. 11. 17. 선고 2014다8154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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