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대법원, 약물 부작용도 생명보험 약관에서 보장하는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서 재해 해당된다


글 : 임용수 변호사


약물 부작용도 생명보험계약에서 보장하는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인 재해에 해당돼 보험급 지급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약물 부작용으로 목뼈의 척수경색 진단을 받고 운동기능과 감각을 상실하게 된 구 모 씨1)가 교보생명보험과 한화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장해도 생명보험 약관에서 보장하는 재해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2)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서울보라매병원이 사고 당시 구 씨에게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면서 사용한 약제인 '트리암시놀론'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치료시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 약제 및 생물학 물질[Y40~Y59]' 중 '달리 분류되지 않은 호르몬 및 그들의 합성 대용품 및 길항제[Y42]'에 포함되는 약물로, 그 약제가 혈관에 들어가는 경우 운동기능 마비 등을 일으킨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서울보라매병원 의료진은 구 씨에게 트리암시놀론을 주입하기 전 조영제를 주입해 당시 혈관 내 약물의 유입이 없었던 것을 확인했고, 이후 의료진이 당초 예정한 신경근에 트리암시놀론을 정상적으로 주입했으나, 주입된 트리암시놀론 입자 중 일부가 불가항력으로 구 씨의 혈관으로 들어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경막외 신경차단술 및 경추간공 신경차단술에서 트리암시놀론 약제를 사용한 경우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들이 보고됨에 따라 2013년부터 미국에서 척수강내와 경막외강에는 트리암시놀론의 사용을 금지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사고 이후인 2013년 3월경부터 신경차단술 과정에 트리암시놀론의 사용이 금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고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표의 '치료시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 약제 및 생물학 물질'에 따른 재해에 해당해 생명보험계약에서 보장하는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며 「따라서 원심의 판단 중 이 사고가 보험계약에서 보장하는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는 보험계약의 약관상 '재해'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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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씨는 2012년 3월 손가락 저림 증상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목뼈 부위에 신경차단술(통증을 일으키는 척수신경 주변의 신경근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부종을 감소시키는 수술)을 시행하면서 신경차단제의 일종인 '트리암시놀론'을 투여했고,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그해 4월 의식저하와 사지마비 증상을 보이다가 MRI 검사 결과 목뼈의 척수경색(척수혈관이 막혀 신체의 운동기능 일부 또는 전부가 마비되는 질환) 진단을 받았습니다. 결국 구 씨는 운동기능과 감각을 상실해 기립 자세조차 유지하기 어려워 훨체어에 의존해 이동하고,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됐습니다. 

앞서 2심(원심)은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목뼈의 척수경색이 '외과적 및 내과적 처치 중 약물, 약제 및 생물학 제제의 투약기술상 사고'로서, '치료시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 약제 및 생물학 물질[분류번호 Y40~Y59]에 따른 재해에 해당하지 않고, '외과적 및 내과적 치료 중 환자의 재난[분류번호 Y60~Y69] 중 '진료기관의 고의 또는 과실이 없는 사고'에 해당해 보험계약에서 보장하는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생명보험계약에서 재해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다만,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부요인에 의해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됐을 때는 그 경미한 외부요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않음]로서 약관 별표상 재해분류표에 따른 사고를 말합니다. 재해분류표에는 '치료용으로 사용시 유해작용을 나타내는 약물, 약제 및 생물학물질[Y40-Y59]'과 '처치 당시에는 재난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나 환자의 이상반응 또는 이후 합병증의 원인이 된 외과적 및 기타 내과적 처치[Y83-Y84]'가 재해의 일종으로 포함돼 있습니다. 

약관상 재해를 이번 사안 2심 판시와 같이 해석하게 되면 피보험자가 의사로부터 수술의 부작용에 관한 설명을 듣는 등의 경로를 통해 약물 복용 또는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견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 보험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의 입장에 따르면 피보험자가 약물 부작용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라도 재해분류표상의 재해에 해당돼 보험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있게 됩니다. 

과거 하급심 판결들 중에는 이번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이 있습니다. 즉 '재해'의 해석에 관한 법리에 배치되지 않은 판시를 했던 판결들이 있습니다. 피보험자의 왼쪽 눈 실명(시력 영구 상실)이 박리된 망막을 유착하기 위한 일련의 외과적 수술의 후유증 내지 안압을 제어하기 위해 투여된 약물의 부작용의 결과로서 처치 당시에는 재난의 언급이 없었으나 환자에게 이상반응이나 후에 합병증을 일으키게 한 외과적 처치 즉 재해분류표 항목에서 정한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인 재해로 인한 것이라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또한 약물 부작용의 일종인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Syndrome; 독성 표피 괴사융해증)의 발병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 내지 주사한 결과 발생한 부작용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되고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으로 인해 각막이 손상돼 생긴 시력상실의 제1급 장해 상태가 된 경우 이는 생명보험계약 약관 별표 재해분류표에서 정한 '치료시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 약제 및 생물학물질에 의한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사례도 있습니다. 누구든 과거의 판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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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2년 4월 10일

1) 호칭의 편의상 피보험자와 원고를 동일인으로 표현합니다.
2) 대법원 2022. 2. 10. 선고 2021다24698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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