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화물차 배송' 안 알렸어도 청약서 고지 사항 작성 안 했으면 보험금 받는다

화물차가 가로수를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

글 : 임용수 변호사


상해보험 가입자가 보험청약서 및 계약 전 알릴 의무 사항을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면 마트에서 화물차로 배송업무에 종사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리지 않았더라도 보험사는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법 전문)가 국내 최초로 이번 항소심 판결의 주요 내용을 [단독] 소식으로 알려 드리고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변호사의 의견을 담은 해설과 조언을 덧붙입니다. 보험소송 의뢰를 원하거나 보험과 관련된 법률상담을 원하는 분들은 현재 보유 중인 보험 관련 자료를 모두 지참하고 로피플닷컴 사무실을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주지방법원 제2-2민사부[재판장 조지환 부장판사]는 교통사고로 숨진 송 모 씨의 유족이 "송 씨가 화물차 사고로 숨진 것과 관련, 사망보험금 5100만원을 지급하라"며 디비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유족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을 취소하고 "디비손해보험은 유족들에게 5100만원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1)

송 씨는 김제 지역에 있는 한 마트에서 상품 진열 및 화물차를 이용한 배달 업무를 하던 중 2018년 8월 디비손해보험이 판매하는 상해사망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디비손해보험 소속 보험설계사는 송 씨에게 화물차 운전 사실을 알리지 않을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되고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않았고, 송 씨도 청약서 및 계약 전 알릴 의무 사항을 직접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2018년 9월 송 씨가 1톤 화물차를 운전해 정읍시에 있는 편도 1차로 도로를 진행하던 중 도로를 우측으로 이탈, 가로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를 내고 사망했습니다. 이에 유족이 디비손해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디비손해보험이 "자사 소속 보험설계사가 송 씨로부터 직접 청약서 및 계약 전 알릴의무 사항에 관한 서류를 제출받았고, 계약 체결 시 송 씨에게 운전하는 차종 및 목적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고지할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되고 보험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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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송 씨가 생전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서류에 기재된 송 씨의 필체, 서명과 청약서 및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 서류에 기재된 필체, 서명이 확연히 달라 보인다」며 「송 씨가 직접 청약서 및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 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그 서류들이 송 씨의 의사에 따라 제3자에 의해 작성됐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특히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 서류에 차종 및 목적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자가용"란에 "v" 표시가 있는데, 그 표시는 작성자가 직접 기재한 것이 아니라 서류 자체에 미리 인쇄돼 있는 표시이므로, 중요한 쟁점이 된 사항에 대해 송 씨 또는 송 씨 이외의 서류 작성자가 직접 표시를 했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보험계약 체결 시 송 씨가 화물차를 운전해 배송 업무를 한다는 사실에 대해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디비손해보험이 송 씨에게 그런 사실이 보험계약에서의 중요한 내용임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며 「그러므로 디비손해보험으로서는 송 씨의 고지의무 위반을 주장할 수 없고, 이를 전제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도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상법 651조는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한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자가 계약 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해 알지 못한 때는 그렇지 않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1심은 2심과는 달리 디비손해보험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1심은 "송 씨가 화물차를 운전하고 있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송 씨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고, 따라서 보험계약은 상법 제651조에 따라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디비손해보험의 해지 의사표시에 의해 적법하게 해지됐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이번 사건은 보험청약서에 첨부된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에 관한 서류에 피보험자 송 씨의 직업에 관한 질문에 답변[예컨대, 업종: 마트, 취급하는 업무: 진열 및 배송]이 사실대로 기재돼 있었고 다만 현재 운전하고 있는 차종 및 목적에 관한 질문에는 "자가용 승용차"란에 미리 인쇄된 "v" 표시가 있었던 경우입니다. 

보험 가입자 송 씨가 직접 기재한 부분은 전체적인 면에서 진실과 부합되므로 디비손해보험이 사고 발생의 위험도를 측정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같은 경우 부실고지라고 할 수 없고, 더구나 마트에서 (마트 배송 용도의 차량으로) 배송 업무를 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도 고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운전 차종 및 목적을 고지하지 않은 것에 대해 보험 가입자 측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고지의무 위반을 부인하고 1심 판결을 취소한 항소심의 판단에 수긍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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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1년 8월 11일

1) 디비손해보험의 대법원 상고 포기로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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