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삼성생명 '즉시연금보험 미지급금 소송'서 1심 패소


글 : 임용수 변호사


즉시연금보험 가입자들이 "보험약관과 달리 즉시연금을 과소 지급받았다"며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소송의 1심에서 법원이 가입자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의 주요 내용을 알려 드리고 2018년 7월 자문 의뢰를 받아 회신했던 변호사 의견서 기재 내용 등을 케이스 메모에 덧붙입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관용 부장판사]는 21일 강 모 씨 등 즉시연금보험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2018가합572096)에서 "삼성생명은 강 씨 등에게 총 5억98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습니다.

즉시연금보험은 보험계약자가 고액의 일시납 보험료를 납부한 뒤 즉시 또는 일정기간이 지난 뒤 연금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생존연금액)을 받는 상품으로, 순수종신형과 확정연금형, 상속연금형(종신형·만기형) 등으로 분류됩니다. 

소송을 낸 강 씨 등은 즉시연금 상품 유형 중 일정 기간 동안 생존연금을 받은 뒤 만기에 이르면 원금 상당액을 돌려받는 '상속만기형'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삼성생명은 상속만기형 연금 가입자들의 만기보험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순보험료(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공제한 금액)에 공시이율을 적용해 계산한 금액(공시이율 적용이익)에서 일부를 공제한 뒤 연금을 지급해왔습니다. 

이에 강 씨 등은 "보험계약에 따라 매월 지급되는 생존연금액은 보험 약관상 순보험료에 공시이율을 적용해 계산한 '공시이율 적용이익'이 되는데, 삼성생명은 이 '공시이율 적용이익' 중 일부를 만기보험금 재원 마련을 위해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했다"며 미지급된 생존연금액과 지연이자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또 "생존연금은 '공시이율을 적용해 계산한다'고 약관에 기재돼 있기 때문에 이 공시이율을 적용한다는 것 자체에서 '적용한다'라는 것은 '곱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인식되므로 약관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서 삼성생명이 공시이율을 적용한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곧바로 도출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연금월액 산정에 관해 약관의 내용과 목적, 취지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해석하면, 보험계약상 연금월액 지급에 있어 적립액의 공제는 명확하게 드러난다"며 반박했습니다.  

소송에서는 '적립액 공제'에 관한 약관 내용을 삼성생명이 보험계약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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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매월 발생하는 공시이율 적용이익에서 적립액이 공제된다는 내용은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에 관한 내용이며, 이는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나 대가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므로,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며 「삼성생명은 이같은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험계약 체결 과정에서 삼성생명이 보험계약자인 강 씨 등에게 일부 금액을 떼어놓는다는 점을 특정해서 설명해야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내용이 약관에 없고 상품 설명 과정에서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삼성생명은 적립액 공제에 관한 내용을 각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편집자 주] 케이스메모(해설과 법률 조언) 부분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임용수 변호사가 2018년 7월 자문 의뢰를 받아 회신했던 내용 중 매우 민감한 부분(특히 변호사의 종합적 의견 부분)이나 기타 부적절한 부분을 제외하고 일부 내용을 편집해서 새롭게 구성한 내용임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중략)

연금보험의 체결에 있어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에게, 수학식에 의한 복잡한 연금계산방법 자체를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대략적인 연금액과 함께 그것이 변동될 수 있는 것이면 그 변동 가능성에 대해 설명해야 합니다.1)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하고, 형식적인 설명만으로는 설명의무를 다한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가령 상품설명서나 약관 등에 공시이율(예: 신공시이율XII 등)이 최저보증이율을 상회하거나 하회한다는 가정 하에 각 연금계약적립액과 대략적인 적립금, 연금연액 등을 몇 가지 예시로 나눈 내용을 적시하거나 또는 지급예시표를 두는 등의 방법으로 대략적인 연금액을 산출한 내용을 예시함과 함께 지급예시표에 예시된 연금액의 변동 가능성(특히 공시이율이 점차 하락해 최저보증이율이 적용되는 경우 연금액이 가입설계서에 예시된 금액보다 낮아지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 포함)을 설명함으로써 계약자가 이해할 수 있는 기회나 가능성을 제공해야 합니다.

(중략)

공시이율이 높은 경우 연금보험에서 만기에 지급될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차감한 금액이 연금으로 지급된다는 사실을 문제 삼아 분쟁으로 비화될 여지가 적은 반면, 공시이율이 점차 하락해 연금액이 공시이율 하락 폭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되는 경우는 고객은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략)

연금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고액임에도 보험사의 상품설계 의도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분쟁이 발생하는 만큼 보험 가입자 보호를 위해 최저보증이율일 때도 예시된 연금액보다 연금액이 낮아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나 만기에 지급될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금액을 공제한 금액이 연금으로 지급된다는 사실 등을 약관 및 상품설명서 등에 기재하고 이를 설명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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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1년 7월 22일

1) 동지: 대법원 2015. 11. 17. 선고 2014다8154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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