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임용수 변호사
자궁암 보험금을 놓고 분쟁을 벌인 보험사와 환자의 법정 싸움에서 법원이 환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내용을 [단독] 소식으로 알려 드리고 해설을 덧붙입니다.
법원이 환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된 데는, 논쟁의 소지가 다분한 자궁의 상세 불명 부분의 '종양'에 대해 주치의가 '악성 신생물' 즉 암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밝힌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문 씨에 대한 암 진단은 치료 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의 문진과 병리과 전문의 등이 참여한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진단된 것으로 전문 지식을 갖춘 의료인에 의해 적정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치료 병원에서 작성한 병리보고서 등 진료기록은 문 씨의 증상, 암 진단 결과 및 수술 경위를 모두 기재하고 있고 그 의료 조치나 진단 결과에 의학적인 오류가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진료기록 감정 촉탁 결과가 해부병리 또는 임상병리 전문의가 아닌 산부인과 전문의가 감정한 것이므로 그 신빙성이 낮다는 현대해상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문 씨에게 발생한 질병은 자궁의 상세 불명 부분의 악성 신생물(질병분류기호: C55)에 해당한다」며 「현대해상은 문 씨에게 이 보험계약에 따라 암 진단 확정에 기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2014년 3월 현대해상과 사이에 보험기간 중 '암 등의 질병'으로 진단 확정될 경우 보험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질병보험을 든 문 씨는 2016년 3월 한 병원에서 자궁경부 폴립 절제술을 시행한 후 이뤄진 조직검사에서 '자궁의 상세불명 부분의 악성 신생물(질병분류기호 C55)'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복강경하 전자궁 절제술을 시행받고 현대해상에 보험금 지급 청구를 했지만, 현대해상은 문 씨가 악성암(C55) 진단을 받은 것이 아니라 양성 신생물(D26.0) 진단을 받았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앞서 1심은 "문 씨에게 발생한 질환은 자궁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암으로 봐야 하고, 문 씨가 가입한 별도의 보험사에서도 암 질환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는 우리나라에서 의무기록자료 및 사망원인통계조사 등 질병이환 및 사망자료를 그 성질의 유사성에 따라 체계적으로 유형화한 자료입니다. 약관에서 '암'이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Diseases, KCD) 기본 분류에서 악성 신생물로 분류되는 질병을 의미합니다.
통상적으로 보험 약관은 '암의 진단확정은 해부병리 또는 임상병리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해 내려져야 하고, 그 진단은 조직 또는 혈액 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해야 하나, 이런 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는 암에 대한 임상학적 진단이 암의 증거로 인정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처럼 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한 경우는 병리 전문의사에 의해 조직검사 또는 혈액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이때의 병리학적 진단에는 주치의(임상의사)가 병리 전문의사 작성의 조직병리검사결과보고서를 토대로 환자의 병명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의 악성 신생물에 해당하는 자궁암 등으로 진단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법정의 절차에 따라 선서했거나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감정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감정 과정 등에서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오류의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만으로 이를 쉽게 배척할 수는 없습니다.2)
이 사례처럼 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한 경우는 병리 전문의사에 의해 조직검사 또는 혈액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이때의 병리학적 진단에는 주치의(임상의사)가 병리 전문의사 작성의 조직병리검사결과보고서를 토대로 환자의 병명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의 악성 신생물에 해당하는 자궁암 등으로 진단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법정의 절차에 따라 선서했거나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감정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감정 과정 등에서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오류의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만으로 이를 쉽게 배척할 수는 없습니다.2)
주치의의 진단이 있는 경우, 그 진단이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주치의의 진단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된다는 대법원 판례의 법리3)를 재확인한 판결이라 생각되며, 수긍할 수 있는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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