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오토바이 운전 통지의무와 그 위반 효과에 관한 설명의무 위반 시는 보험금 지급 마땅

오토바이 직진 중 좌회전 차량과 충돌

글 : 임용수 변호사


오토바이를 운전하게 되면 보험사에 통지해야 하고 통지를 게을리하면 보험계약이 해지된다는 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오토바이 운전 사실을 알리지 않았더라도 사고가 났을 경우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오토바이 운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유족이 1억 원대 보험금을 지급받게 됐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내용을 [단독] 소식으로 전하고 해설을 덧붙인다.

수원지법 민사합의8부(재판장 송승용 부장판사)는 오토바이 사고로 숨진 나 모 씨의 유족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흥국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흥국화재는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다.1)

나 씨는 2016년 6월 오토바이를 타고 직진 중 좌회전을 하던 다른 차량과 충돌해 숨졌다. 3년 전부터 관할 관청에 이륜자동차 사용 신고를 했고 이후 근무하는 직장의 기숙사에서 근거리 이동 시나 출퇴근을 위해 계속 오토바이를 타던 중 일어난 사고였다.

나 씨의 딸은 나 씨가 생전에 들어둔 상해보험에 따라 흥국화재에 보험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흥국화재는 지급을 거부했다. 오히려 약관에 규정된 '계약 후 알릴 의무'(상법상 '통지의무')를 들어 "보험 기간 중 오토바이를 계속적, 반복적으로 운행한 사실을 보험회사에 알렸어야 함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며 보험계약 해지를 통보해왔다.  

이에 나 씨의 딸은 흥국화재를 상대로 1억 원의 보험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법정에서는 흥국화재의 보험설계사가 보험계약 체결 후 오토바이를 운전하게 된 경우 통지의무와 관련된 약관 내용을 제대로 설명했는지, 그리고 나 씨가 오토바이를 운전하게 됨으로써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알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왜냐하면 기존 대법원 판례가 보험회사 측이 약관 설명의무를 위반해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는 그 약관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으므로 보험 가입자 측이 그 약관에 규정된 통지의무를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2) 또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통지의무 위반의 요건으로 규정된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란 특정한 상태의 변경이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상태의 변경이 사고 발생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에 해당된다는 것까지 안 때를 의미한다고 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3) 


재판부는 나 씨의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흥국화재가 오토바이 운전 중의 사고도 보험계약의 보장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 그러므로 보험계약 체결 이후 오토바이를 운전하게 된 경우 이를 보험회사에 통지해야 하고 이를 게을리하면 보험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는 점을 제대로 설명했어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계약의 보장 범위에 오토바이 운행 중의 사고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잘못 설명함으로써 약관 설명의무를 위반한 이상 이에 관한 약관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보험모집인이 나중에 오토바이를 운전하게 됐는데도 보험회사에게 이를 알리지 않으면 면책된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이며, 설령 보험모집인이 잘못된 설명을 했다고 하더라도 나 씨로서는 오토바이 운전 여부가 보험계약의 중요한 사항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는 흥국화재의 주장에 대해서도 「흥국화재의 보험 모집인은 보험계약 당시 오토바이 운행으로 인한 사고도 보험계약의 보장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나 씨에게 오토바이 운행으로 인한 사고는 보험계약상 보험금의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잘못 설명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따라서 나 씨로서는 오토바이 운행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착오에 빠져 결국 오토바이 운행으로 인해 보험사고의 발생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증가된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으로 추단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흥국화재는 나 씨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를 위반했음을 이유로도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며 흥국화재의 항소를 기각하고 앞선 1심과 결론을 같이한다고 판시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이 판결은 이륜자동차(오토바이)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별약관이 첨부되지 않은 보험계약에 관한 사례다.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약』의 적용에 따른 보험회사의 면책 주장과 오토바이 계속적 사용 사실에 관한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상법상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회사의 면책 주장은 서로 구별해야 한다.

앞의 면책 주장은 보험계약의 보장 범위에 포함되지 않음을 전제로 한 것이고, 뒤의 면책 주장은 보험계약의 보장 범위에는 포함되지만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의 보장 범위에서 제외하겠다는 취지의 것이다. 이 판결은 양자를 구별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재판부가 보험 법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옳다고 인정할 수 있는 판결이다.

보험회사들의 상해보험 보통약관에는 원칙적으로 오토바이(이륜자동차) 운전 중 일어난 교통사고에 대해서 보장(담보)함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보통약관에 부가해 특별 약관을 첨부하는 형식으로 보험계약 당시 오토바이 운전 중 일어난 사고에 대해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부보장) 특약」약관(보험 청약서상에도 이륜자동차 부담보 특약 문구가 있다)을 두고 그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흔하며, 이 특약에 의하면 『(특별약관의 체결 및 효력) ① 이 약관은 피보험자가 이륜자동차를 소유, 사용(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등으로 주기적으로 운전하는 경우에 한해 일회적인 사용은 제외), 관리하는 경우에 한해 부가해 이뤄진다. (보상하지 않는 손해) ① 회사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이륜자동차를 운전(탑승을 포함)하는 중에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상해사고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판결 사안은 보험 청약서에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약이 부가돼 있지 않았던 경우다.


보험회사들의 약관에는 보험기간 중에 피보험자가 그 직업, 직무를 변경하거나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 자전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 지체 없이 보험회사에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하는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경우에 해당하는 사유들을 개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어서 상법652조 제1항의 규정을 단순히 되풀이하거나 부연한 정도의 조항이라고 할 수 없어, 보험회사의 약관 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 다만 간혹 하급심 판결 중에 이 약관 조항이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들이 몇몇 보인다. 

한편 하급심 판결 중에는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약』의 경우 약관에서 가입 조건과 가입 후 자격 유지 조건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에 이륜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는 것일 뿐,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륜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고 있어야 특약을 부가할 수 있는 의미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한 판결이 있다.

그러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을 작성하면서 질문표 중 '현재 운전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오토바이를 소유하지 않고 오토바이를 탑승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면, 보험회사들은 보험계약자 측과 피보험자가 오토바이를 소유하거나 운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약'을 보험계약의 내용에 부가하지 않고 보험계약을 체결한다.4) 

왜냐하면 이런 경우 보험 가입 당시 피보험자가 실제로는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었거나 운전하고 있었다면 고지의무 위반의 문제로 처리하면 되기 때문이다.5) 오토바이(이륜자동차)의 소유 또는 계속적 운전 여부는 보험계약 체결 및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약의 가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보험 가입자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회사에게 고지할 의무를 지는 '중요한 사항'이며, 이를 고지했다면 이륜자동차 운전 중에 발생한 상해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부담보 특약을 맺으면 된다. 보험 가입 후에 오토바이를 운전하거나 소유하던 중 보험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동일한 사고에 대해 (보장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부담보와 (보장 범위에는 포함되지만)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면책이라는 이중의 면책 사유를 인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보험 가입 시 알아두면 유익한 다양한 보험 특약』에 관한 보도 자료상에도 「가입자가 이륜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할 경우 그로 인한 사고 발생 위험이 커서 보험계약 청약시 거절되는 사례가 많았으나, 이 특약 가입시 다른 상해사고는 보장하되 이륜자동차 운전 중의 사고로 발생한 손해는 보장에서 제외하는 조건으로 계약 체결 가능」이라는 문구를 살펴보면 이 특약은 보험 가입 당시 이륜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고 있는 보험 가입자의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부가하는 것이고,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약 약관에도 '이 특별약관은 보통약관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계약자의 청약과 회사의 승낙으로 보통약관에 부가해 이뤄집니다', '이 특별약관은 피보험자가 이륜차를 소유, 사용(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등으로 주기적으로 운전하는 경우에 한하며 일회적인 사용은 제외합니다), 관리하는 경우에 한해 부가해 이뤄집니다'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약관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등에 비춰볼 때도, 보험계약 체결 당시 오토바이(이륜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고 있어야만 특약을 부가할 수 있다고 풀이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보험자가 오토바이를 소유·사용·관리하고 있지 않았거나 일회적으로 사용한 사실만 있었던 경우인데도 이 특약을 부가했다면, 이 특약은 무효가 된다. 반면 특약 당사자 사이에 계약이 체결돼 이 특약이 보험계약에 편입됐다면, 특약 안에 '다만, 피보험자가 이륜자동차를 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등으로 주기적으로 운전(탑승을 포함합니다)하는 사실을 회사가 입증하지 못한 때는 보험금을 지급합니다'와 같은 취지의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은 이상, 피보험자의 오토바이 운전이 일회적인지 계속적·주기적인지를 불문하고 오토바이 운전 중에 발생한 상해(손해)에 대해서는 보험회사 등 보험자의 부담보 상해(보험자의 면책)가 된다고 풀이된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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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19년 1월 22일
  • 1차 수정일 : 2020년 9월 6일(재등록)

1) 확정된 판결이다.
2) 대법원 1998. 4. 10. 선고 97다47255 판결 등.
3)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62318 판결 등.
4) 서울고등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나12572 판결. 이 판결은 "(보험가입자)은 피고 보험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을 작성하면서 피고의 "5. 현재 운전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오토바이를 소유하지 않고, 오토바이를 탑승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회답했다. 이에 피고는 보험가입자가 오토바이를 소유하거나 운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해 보험가입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를 담보하지 않는 내용의 특별약관을 보험계약의 내용에 포섭시키지 않았다."고 판시하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2016. 3. 17. 선고 2014가합51902 판결. 이 판결도 "보험계약과 관련하여 모집경위서를 작성하면서 피보험자가 '2010년 계약시에는 배달종업원이 안왔을 때 한 번씩 대신 도와준다고 해서 이륜차부담보 가입함'이라고 기재한 사실, 피보험자 측은 자신이 운영하던 중화요리점의 음식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2~3대 정도 보유했는데, 피보험자도 음식 배달을 하기 위해 배달통을 들고 나가기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종합해 보면, 피보험자는 보험계약이 체결된 2010. 7. 23. 무렵 음식 배달업무를 돕기 위해 오토바이를 주기적으로 운전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특별약관이 정한 '이륜자동차 사용(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등으로 주기적으로 운전하는 경우에 한하며 일회적인 사용은 제외합니다)'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5) 서울고등법원 2018. 5. 29. 선고 2017나2035357 판결. 이 판결은 피고(항소인)였던 메리츠화재의 주장에 따르면 『(상해로 인한 후유장해나 사망 등을 보장하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오토바이 운전 사실을 고지할 경우에는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보장 특별약관에 가입되게 되어 오토바이 운전 중 사고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고, 보험계약자가 위와 같은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메리츠화재의 해지로 인하여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구조』라고 판시하고 있다.
또한, 피보험자가 오토바이로 떡을 배달해오던 중 넘어져 부상을 입고 보험금을 청구했던 사건과 관련해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선고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1, 2심 판결에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낸 동부화재도 『동부화재는 오토바이를 소유하거나 주기적으로 운전해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별약관에 가입하는 경우에 한해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피보험자에게 보험청약서를 통해 오토바이 운전 여부에 관해 질문했으므로 오토바이 운전 여부는 피보험자 측이 동부화재에게 고지했어야 할 중요한 사항인데, 피보험자가 보험모집인에게 오토바이를 운전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보험청약서의 '현재 운전을 하고 있습니까. 운전을 하신다면 차종 및 목적은 무엇입니까(해당사항 모두 기재'라는 질문 항목에 승용차 자가용 부분에만 체크 표시를 한 채 오토바이 자가용 부분에는 체크 표시를 하지 않음으로써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6) 같은 취지: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5. 9. 4. 선고 2015가단32819 판결. 이 판결은 '피보험자가 이륜자동차의 소유, 사용(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등으로 주기적으로 운전하는 경우에 한하며 일회적인 사용은 제외), 관리하는 경우에 한해 부가해 이뤄집니다'라고 규정한 특별 약관에서 '일회적인 사용은 제외'라는 부분은 특별 약관의 체결 및 효력 요건에 불과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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