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열공성 뇌경색증 진단 시 과거 5년 이내 뇌졸중 진단 치료 사실 없다면, 뇌졸중 진단 보험금 줘라


글 : 임용수 변호사


뇌의 작은 부분에 만성적으로 혈액 공급이 잘 안되는 열공성 뇌경색증 진단을 받은 경우 보험 청약일부터 과거 5년 이내에 뇌졸중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다면, 보험사는 뇌졸중 진단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알려 드리고 해설합니다.

홍 모 씨는 대구시티병원에서 기타 뇌경색증(국제 질병분류번호 I63.8) 진단을 받고 현대해상에게 보험금 10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홍 씨의 질병이 '과거 무증상성 열공성 뇌경색'으로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의한 분류코드가 부여될 수 없거나 분류코드가 부여된다고 하더라도 I63이 아닌 I67.9(상세불명의 뇌혈관 질환), I67.2(대뇌 죽상경화증) 또는 Z86.7(순환기계통 질환의 개인력) 등에 해당해 보험금 지급 대상인 뇌졸중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또한 홍 씨의 질병이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보험기간 개시 전에 발생한 것이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다퉜습니다.

​대구지법 민사3부(재판장 김기현 부장판사)는 홍 씨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현대해상의 항소를 기각하고 "현대해상은 홍 씨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한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1)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홍 씨에 대한 진료를 담당한 대구시티병원 의사는 홍 씨가 현훈 및 오심 증상을 호소하자 뇌 MRI 및 MRA 촬영 등을 거쳐 홍 씨의 병명이 '기타 뇌경색증(국제질병분류번호 I63.8)'에 해당한다는 진단을 내렸고, 신체감정 담당의사는 '대구시티병원 MRI 검사에 근거해 보았을 때 양측 기저핵 부위의 열공성 뇌경색이 확인되기 때문에 홍 씨에 대한 진단명은 I63.8(열공성 뇌경색)이 적절하다'고 판정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이어 「진료기록 감정을 의뢰받은 대한의사협회에서도 '홍 씨의 증상에 부합하는 질병명 및 질병분류번호는 I67.9(상세불명의 뇌혈관질환)보다는 I63.8(기타의 뇌경색증)로 분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타당하다'는 심의 결과를 회신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홍 씨의 질병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의 분류번호 I63.8에 해당하는 '기타의 뇌경색증'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아울러 「홍 씨의 질병이 보험기간 개시 전에 발생한 것이라는 이유로 현대해상이 보험금 지급 책임을 면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지만, 홍 씨의 질병이 보험기간 중에 발생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홍 씨가 보험기간 중에 그 확정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보험계약 청약일로부터 과거 5년 이내에 뇌졸중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상의 대상이 된다」며 「그런데 홍 씨가 보험 청약일부터 과거 5년 이내에 뇌졸중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현대해상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과거에는 뇌경색증 진단 확정을 인정하는 판결이 별로 없었지만, 최근에는 뇌경색증 확진을 인정하는 판결이 크게 늘었습니다. 

인정하는 경우는 무증상의 열공성 뇌경색이나 오래된 또는 진구성 뇌경색과 관련된 사례가 많았고, 부정하는 경우는 일과성 허혈성 발작 또는 열공성 중후군이거나 뇌경색 추정 진단, 뇌경색증의 후유증 등에 해당한다는 점을 이유로 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요즘에는 대뇌 죽상 경화증과 관련된 사례도 많이 발견됩니다.

환자(피보험자)가 주장하는 질환에 관해 객관적 자료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주관적 문진 등에 의해 불충분한 진단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므로, 진단 확정에 필요한 충분한 검사가 이뤄졌는지, 그리고 의사의 진단이 충분한 근거를 갖추고 있는지 등에 대한 사후적 검증을 통해 진단의 객관적 타당성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거나 불합리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진단 확정에 통상적으로 필요한 검사가 이뤄졌고 그런 검사 결과를 토대로 진단했다면, 해당 뇌경색증 진단은 환자의 상태를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는 치료 담당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기초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돼야 합니다. 

최근 판결 중에도 피보험자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등 병원 두 곳에서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토대로 뇌혈관 질환 진단비 특별약관에서 정한 뇌혈관 질환과 뇌졸중 진단비 특별약관에서 정한 뇌졸중인 '뇌경색증(분류번호 I63)'으로 진단을 받았고, 대한의사협회도 피보험자에게 '뇌경색증'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인 감각 저하, 시야 이상 등이 나타나고 있고 MRI 검사 결과를 판독한 결과 우측 시상 부위에 뇌경색으로 인한 병변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회신을 한 사실이 있었던 경우, 보험회사는 피보험자에게 뇌혈관 질환 진단비와 뇌졸중 진단비를 보험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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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18년 4월 13일
  • 1차 수정일 : 2020년 8월 5일(재등록)

1) 대구지방법원 2015. 3. 19. 선고 2013나1605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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