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폭행 및 전도 사고로 인한 양측 하악골 골절상과 사망 간 인과관계 없으면 보험금 못 받아


글 : 임용수 변호사


양측 하악골 골절상을 입은 원인이 폭행이든 계단에서 넘어진 사고이든 간에 모두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이지만 그런 사실만으로는 양측 하악골 골절상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소식을 전하고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입니다.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김기정 부장판사)는 2014년 2월 사망한 아들(망인)의 어머니인 서 모 씨가 삼성생명 등 3개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서 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며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보험사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1)

재판부는 먼저 「망인이 서 씨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손님들과 싸웠고 그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직후 양측 하악골 골절상 진단을 받은 사실, 망인이 양측 하악골 골절상을 입고 그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골절상의 원인을 서 씨가 운영하는 노래방 건물의 계단에서 넘어졌기 때문이라고 진술했고 삼성생명에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계단에서 넘어진 것을 사고 내용으로 기재한 사실 등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망인이 최초로 양악 하악골 골절상을 입은 날부터 폭행을 당한 날까지 80여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점, 망인이 최초로 골절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수술을 받지는 않은 점, 폭행이 골절상의 부위와 무관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볼 때, 폭행 당일에 망인의 하악골 골절상이 더 악화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망인이 폭행 당일 골절상을 입은 원인이 서 씨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손님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손님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것이건 아니면 계단에서 넘어진 것이었던지 간에 모두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이고, 폭행 또한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라고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망인이 양측 하악골 골절상으로 사망에 이르렀는지 여부에 괸해서는 「망인이 폭행을 당한 뒤 다발성 찰과상 등이 있었으나 특별하게 봉합할 만큼 깊거나 큰 상처는 없었고 다만 하악골 골절은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던 점, 망인에 대한 사체를 검안한 의사는 망인의 직접사인을 '미상'으로, 사망의 종류를 병사나 외인사가 아닌 '기타 및 불상'으로 판단했던 점, 폭행이 있은 날로부터 4개월 후에 사망했는데 망인이 사망에 이를 정도의 심한 영양부족 상태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망인이 폭행이 있은 후 폭행사건에 관한 합의가 있기 전까지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해 4개월 후 사망에 이를 때까지 치료를 거부했던 것으로 보이고, 망인의 치료 거부로 인한 건강의 악화가 사망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춰볼 때, 망인이 양측 하악골 골절상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워 골절상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망인은 2013년 7월 어머니 서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노래방 건물에서 노래방 손님들과 싸우다 폭행을 당해 양측 하악골 골절상을 입었고, 골절상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20여일 간 입원한 뒤 삼성생명으로부터 입원보험금 등으로 1,350,000원을 수령했습니다.  

망인은 2013년 10월 밤에도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지하철 방화역 3번 출구 앞 노상에서, 가해자들과 그곳에 정차돼 있던 택시 승차문제로 시비가 붙어 서로 욕설을 하던 중 가해자 중 한 명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바닥에 넘어졌고, 넘어진 상태에서 합세한 다른 한 명으로부터 얼굴을 발로 걷어차이는 폭행을 당했습니다. 

망인은 며칠 뒤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정형외과의원에 내원했는데, 담당의사로부터 망인의 양측 하악골이 골절된 상태이고 좌측 눈주위에 2㎝ 크기의 3군데 긁힌 상처 등이 있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습니다. 서 씨는 2014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방 안에서 엎드려 있는 망인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망인은 이송 도중에 사망했고, 망인을 검안한 의사는 망인의 직접적인 사인은 "미상"으로, 사망의 종류는 병사나 외인사가 아닌 "기타 및 불상"으로 봤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인보험계약에 의해 담보되는 보험사고의 요건 중 '우발적인 사고'란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로서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예견하지 않았는데 우발적으로 발생해서 통상적인 과정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고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외래의 사고'란 사고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사고의 우발성과 외래성 및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와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보험금 청구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습니다.2)

이번 판결에서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공동 피고였고 약관 규정은 생손보사 간에 조금 다른 부분도 있지만 대동소이합니다.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그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인한 양측 하악골 골절상과 망인의 사망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이 판결의 취지인데, 본 변호사가 관여한 사건이 아니라서 정치한 논평을 할 수는 없지만, 달리 생각할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상 양측 하악골 골절이 망인의 사망 원인의 15% 정도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는데, 양측 하악골 골절이 경미한 수준의 사고라고 단정하는 판단은 옳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망인이 폭행 사건에 관한 가해자와의 합의가 있기 전까지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하며 사망에 이를 때까지 치료를 거부했고 그 치료 거부로 인한 건강의 악화가 사망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판시 내용)인데, 그 치료 거부가 상해나 건강의 악화에 대한 고의라든가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과실 내지 중과실이 될 수는 있어도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미필적 고의 내지 확정적 고의까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점(고의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망인의 사망은 우발적인 사고와 인과관계 있는 사고로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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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17년 6월 14일
  • 1차 수정일 : 2020년 7월 10일(재등록)

1) 서울고등법원 2015. 9. 11. 선고 2015나2027833 판결.
2)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다6857 판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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