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음식점 영업의 휴업 사실은 사고 발생 위험 현저한 증가, 보험계약 해지 사유


글 : 임용수 변호사


음식점 영업의 휴업은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보험사가 휴업 사실에 관한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했다면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가 판결의 주요 내용을 알려 드리고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입니다. 보험소송 의뢰를 원하거나 보험법 자문을 원하는 분들은 보험 관련 서류 등 자료 전부를 꼭 지참하고 방문 상담해 주세요.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재판장 김성수 부장판사)는 장 모 씨가 '음식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음식점의 건물, 시설, 내부의 집기 비품 및 재고 물품이 전소됐다'며 케이비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장 씨의 계약후 알릴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됐음을 이유로 장 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1) 

​B음식점을 운영하던 장 씨는 2014년 10월 케이비손해보험과 사이에 음식점 건물 및 시설과 그 내부에 있던 집기 비품 및 재고 물품을 보험의 목적으로, 보험기간을 2014년 10월부터 2015년 10월까지로 정한 사업번창종합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장씨는 2015년 8월 초부터 B음식점을 휴업했는데 음식점 휴업 사실을 케이비손해보험에게 통지하지 않았습니다.

휴업 기간 중이던 2015년 10월 B음식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B음식점의 건물, 시설, 내부의 집기 비품 및 재고 물품이 전소됐습니다. 화재보험 보통약관에서 보험계약자 등의 통지의무 대상으로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 '사고 발생의 위험의 현저한 증가'란 그 정도의 위험이 계약 체결 당시에 존재했다면 보험사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또는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되는 정도의 위험의 증가를 뜻합니다. 

​케이비손해보험은 장 씨의 보험금 청구에 대해 2015년 11월에 장씨가 약관 조문상의 통지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므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며 장 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했습니다.


​재판부는 「보험계약은 영업상 위험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B음식점에서 장 씨의 영업 및 관리가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체결됐고 보험료 등도 같은 전제에서 산정됐던 점, 영업 기간 중에는 영업의 지속을 위해서 영업주와 종업원들이 B음식점 내 시설을 관리 및 보수하는 데 반해 휴업 기간 중에는 시설에 대한 관리 및 보수가 소홀해지는 것이 불가피한 점, 화재가 발생한 시각은 통상적인 일반음식점의 영업 시각인 20:33경인데 당시 B음식점이 영업 중이었다면 장 씨나 종업원들의 즉각적인 화재 대응으로 진화하거나 피해를 줄일 여지가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B음식점 영업의 휴업은 적어도 케이비손해보험이 현재와 동일한 보험료 등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 보이는 정도의 위험의 증가에 해당하고, 그렇다면 보험계약은 장 씨의 통지의무 위반에 따라 케이비손해보험의 해지 의사표시에 의해 해지됐고, 케이비손해보험은 장 씨에게 피해금액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보험계약 체결 당시 계약후 알릴의무 위반에 관한 케이비손해보험의 약관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으므로 계약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장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상법 제652조 제1항은 보험기간 중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는 지체 없이 보험사에게 통지해야 하고, 이를 해태한 때 보험사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휴업은 이런 보험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계약후 알릴의무 위반에 관한 약관 조항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내용을 구체화해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므로 케이비손해보험이 장 씨에게 이에 대해 별도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상법 제652조 제1항은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보험계약자 등)가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는 지체 없이 보험사에게 통지해야 하고, 이를 해태한 때는 보험사가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한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보험사들의 약관은 '계약 후 알릴 의무'라는 표제의 조항을 두고 보험계약 체결 후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사에게 알려야 하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상법 제652조 제1항 또는 상법 제653조의 규정을 구체화해 보험계약자 등이 가입한 보험에 있어서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을 현저하게 변경·증가시키는 개별적인 사유들을 나열하거나 상법 제652조 제1항 또는 상법 제653조의 규정 내용을 주의적으로 환기시키는 것들입니다.


보험계약자 등의 통지의무 대상인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 경우'에서 '사고 발생 위험의 현저한 증가'란 그 정도의 위험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존재했다면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또는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리라고 인정되는 정도의 위험의 증가를 말합니다.2)

약관에 통지의무의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나열된 개별적 사유들로는 보험의 목적에 대해 ① 해당 보험계약에서 보장하는 위험과 동일한 위험을 보장하는 계약을 다른 보험사와 체결하고자 할 때 또는 이와 같은 계약이 있었음을 알았을 때, ② 양도할 때, ③ 보험의 목적 또는 보험의 목적을 수용하는 건물의 구조를 변경, 개축, 증축하거나 계속해 15일 이상 수선할 때, ④ 보험의 목적 또는 보험의 목적을 수용하는 건물의 용도를 변경함으로써 위험이 변경되는 경우, ⑤ 보험의 목적 또는 보험의 목적이 들어있는 건물을 계속해 30일 이상 비워두거나 휴업하는 경우, ⑥ 다른 곳으로 옮길 때, ⑦ 위험이 뚜렷이 변경되거나 변경됐음을 알았을 때 등이 있습니다. 그런 사실이 생긴 경우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는 지체없이 서면으로 보험사에 알리고 보험증권에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계약 후 알릴 의무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하급심 판결 중에는 보험계약 당시 '7~8개월 가량 공실 상태로 방치된 건물'인 경우 고지의무(계약 전 알릴 의무)가 있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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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16년 10월 27일
  • 1차 수정일 : 2020년 6월 16일(재등록)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17. 선고 2016가합500974 판결.
2) 
대법원 1996. 7. 26. 선고 95다522505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1다23743 판결 등 참조.
3)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7. 5. 10. 선고 2016가단50041 판결. 보험가입자 측이 항소했으나 대구지방법원은 항소를 기각했고(2017. 9. 13. 선고 2017나307014 판결), 이에 대해 상고를 제기했지만 심리불속행기각 됐습니다(대법원 2017. 12. 27. 선고 2017다26769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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