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보험설계사 잘못 없는 보험계약 해지 시 수수료 환수 규정은 무효


글 : 임용수 변호사


보​험설계사의 잘못이 없었는데도 보험계약이 해지됐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지급된 수수료(설계사 수당)를 모두 환수하도록 한 보험사의 수수료 환수 규정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소식을 전하고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입니다. 

​보험사가 보험설계사들과 수수료 환수 규정 등을 포함시킨 위촉계약을 체결했을 경우 위촉계약서와 그에 부속된 수수료 환수 규정 등은 약관에 해당하기 때문에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이 적용된다는 취지도 포함된 판결입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단독(소액) 심창섭 판사는 삼성생명이 보험설계사 서 모 씨를 상대로 644만여 원을 돌려달라며 낸 수수료 환수 청구 소송에서 "서씨는 12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1)

심 판사는 「약관규제법을 소비자와의 거래에 국한해 적용하려는 것은 입법취지에 맞지 않다」며 「약관에 해당하는지는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하는지 여부에 의해 판단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험사가 여러 명의 보험설계사와 위촉계약을 체결할 때 사용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작성한 위촉계약서와 그에 부수된 수수료 지급 규정 등도 약관에 해당한다」며 「보험료를 연체해 보험계약이 실효되는 등 보험설계사의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100% 환수하는 것은 보험설계사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심 판사는 서 씨의 잘못 등으로 해지된 보험의 수수료 환수분과 관련해서는 「보험사가 수수료 환수분을 정산한 사실만으로 서 씨가 채무승인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120여만 원만 반환하라」고 밝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보험회사가 보험설계사에게 수수료(수당) 환수를 구하는 것은 위촉계약서와 수수료 환수 규정에 근거하는 것이지 부당이득을 했음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닙니다.2)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에 편입되는 수수료 환수 규정이 약관규제법 제2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약관(Terms and Conditions)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3)


사건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하급심 판결들은 위촉계약서와 그에 부속된 수수료 환수 규정 등을 약관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는 경우라도 약관 자체를 무효로 함에 있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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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17년 2월 13일
  • 1차 수정일 : 2020년 6월 30일(재등록)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 13. 선고 2016가소137823 판결.
2)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다27776, 2011다27783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다8024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1. 10. 21. 선고 2011나35984 판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3. 2. 6. 선고 2011가단17668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 13. 선고 2014가단219488 판결 등 참조.
3)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다27776, 2011다27783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다80241 판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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