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임용수 변호사
선원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에 생긴 손해에 대해서는 보상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면책약관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보험사는 선원이 배를 타다 추락해 사망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입니다. 보험소송 및 보험법 관련 법률자문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문의 바랍니다.
조 모 씨는 보험설계사 임 모 씨의 권유로 2003년 8월 동부화재의 한 상해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조 씨가 가입한 상해보험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어 그 직접 결과로써 사고일로부터 1년 이내에 사망할 경우 10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 등의 규정을 두고 있었습니다.
다만 「회사는 다른 약정이 없으면 피보험자가 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목적으로 선박승무원, 어부, 사공, 그 밖에 선박에 탑승하는 것을 직무로 하는 사람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에 생긴 손해에 대해서는 보상해 드리지 않습니다」라는 취지의 면책약관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조 씨는 2011년 9월부터 부선의 선원으로 승선해 근무하던 중 보험기간 내인 2012년 9월 부선의 출항 준비를 하다 해상에 추락해 실종됐고, 며칠 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이에 조 씨의 유족은 동부화재에게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동부화재는 조 씨의 사망 사고가 보험 약관상의 면책사유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고, 조 씨의 유족을 상대로 부산지법에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부산지법 민사6부(재판장 박준민 부장판사)는 동부화재가 조 씨의 유족을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에서 "동부화재의 청구는 이유 없다"면서 원고패소 판결했습니다.1)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험설계사 임 씨는 조 씨가 실종된 후 2012년 9월 2회에 걸쳐 이뤄진 유족과의 전화 통화에서 조 씨에게 면책사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고, 임 씨는 이 법정에서의 증언을 통해 전화상으로 조 씨의 유족에게 그런 진술을 한 경위에 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험설계사가 조 씨에게 면책조항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동부화재는 면책규정을 상해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다만 약관에 정해진 사항이더라도 보험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런 사항에 대해서는 보험사 측에게 설명의무가 인정되지 않고 면제되지만, 이같이 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험사가 설명의무에 위반해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는 그 약관의 규정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2)
따라서 설령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당시 면책사유와 관련된 선박승무원 등에 종사하지 않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보험자가 그 면책사유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거나 별도의 설명 없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있는 경우 또는 그 면책사유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인 경우가 아니라면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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