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자전거 급정거 후 추락사는 상해의 직접 결과, 사망보험금 줘야



글 : 임용수 변호사


자전거를 타다 급정거를 하면서 튕겨져나가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갑자기 사망했다면 보험사는 그 유족에게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의 주요 내용을 알려 드리고,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입니다. 보험소송 의뢰 또는 보험 법률상담을 원하는 분들은 관련된 자료를 모두 지참하고 방문해 주세요. 

동부화재는 2012년 2월 신한은행과 사이에 강 모 씨 등을 피보험자로, 피보험자 사망 시 보험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각각 정하고 피보험자의 상해사망 후유장해 시 보험금 7400만 원을 보장하는 내용의 단체보험을 체결했습니다.

단체보험의 피보험자 중 한 명인 강 씨는 2012년 6월 오후 강동대교 남단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도중 앞서가던 자전거들이 충돌한 것을 보고 이를 피하려다가 넘어졌는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119구급대에 의해 서울아산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 7월 경희대학교 의대병원으로 전원돼 치료를 받다 며칠 뒤 사망했습니다.

이에 강 씨의 유족들이 동부화재에게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동부화재는 '강 씨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고 그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질병 등 강 씨의 내부 소인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다음, 강 씨의 유족들을 상대로 채무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강 씨의 사고 당시에 출동한 강동소방서 고덕구급대에서 작성한 구급활동일지에 '환자발생 유형'이 '질병외', '사고 부상'으로 기재돼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강 씨가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신체의 상해를 입었다거나 그 직접 결과로써 사망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승소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부(재판장 정일연 부장판사)는 「강 씨가 단체보험에서 정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상해를 입고 그 상해의 직접 결과로서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동부화재는 강 씨의 유족들에게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습니다.1)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의 우연한 돌발적인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말하므로, 그 사고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의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제외되며, 이런 사고의 외래성 및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와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보험금 청구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강 씨가 자전거를 타던 도중 급정거를 하면서 튕겨져나가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급성 심정지 등의 상해를 입고 그 직접 결과로써 사망했다고 추단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강 씨가 자전거를 타고 주행하던 중 앞서가던 자전거들의 충돌 사고를 피하려고 급제동을 하다가 공중으로 다리가 솟구쳐오를 정도로 튕겨져 나가 바닥에 떨어졌고 바닥에 떨어질 당시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응급구조대가 출동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할 당시 무호흡 상태에 빠졌고 사고 다음날 시행된 심장초음파검사에서 심실세동으로 인한 심장정지 및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의증 진단을 받았으며 결국 사고일로부터 12일만에 심폐 정지로 사망한 점, 강 씨가 생전에 부정맥 기타 심장질환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사실이 없고 자전저 급정거로 바닥에 떨어진 사고와 강 씨의 호흡곤란 사이에 추락으로 인한 충격 외에 다른 발생요인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이같이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강 씨가 단체보험에서 정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상해를 입고 그 상해의 직접 결과로서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힌 다음, 강 씨 유족들의 반소를 받아들여 동부화재는 강 씨의 유족들에게 상해사망보험금을 74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민사분쟁에 있어서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돼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보험 약관상의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했을 때'의 의미도 이같은 견지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2)

대법윈 판례의 입장을 견지할 때 사고 당일 자전거를 타던 도중 급정거를 하면서 튕겨져나가 바닥에 추락하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인정한 2심 판결을 수긍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판결에 대해서 동부화재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심리불속행기각 판결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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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16년 11월 22일
  • 1차 수정일 : 2020년 6월 21일(재등록)

1) 서울동부지방법원 2015. 11. 27. 선고 2014나23661, 2014나23678 판결.
2)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56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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