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기간 계산 시에 초일(첫날)을 산입해야 하는지 여부


글 : 임용수 변호사


질 문


2017년 1월 10일 오후 3시(15:00)쯤 제1회 보험료를 내고 아버지를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이 보험의 사망 특약은 보험 가입 후 2년 미만 시점에 일반사망을 하면 5,000만 원을, 가입 후 2년 이상 시점에 사망하면 1억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2019년 1월 10일 밤 10시(22:00)쯤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사망했습니다.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민법 제6장 기간'에 관한 아래 규정들을 근거로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초일을 산입하지 않고 계산해야 하므로 2017년 1월 11일 00시00분부터 2019년 1월 10일 24시00분까지 보험 가입 2년 미만이 되고, 2019년 1월 11일 00시00분01초부터 2년이 경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보험금 5,000만 원만을 지급했습니다. 

민법 제155조[본장의 적용범위] 기간의 계산은 법령, 재판상의 처분 또는 법률행위에 다른 정한 바가 없으면 본장의 규정에 의한다.

민법 제157조[기간의 기산점] 기간을 일, 주, 월 또는 연으로 정한 때에는 기간의 초일은 산입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그 기간이 오전 영시로부터 시작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158조[연령의 기산점] 연령 계산에는 출생일을 산입한다.


저희의 경우 보험사의 주장처럼 보험에 가입한 시점부터는 초일을 산입하지 않는 것이 맞는지요? 아니면 보험 가입 시점부터 2년 이상이 적용돼 1억 원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요.



임용수 변호사의 답변


보험계약에는 상법 규정이 우선 적용되고, 상법 규정이 없으면 상관습법이 적용되며, 상관습법도 없으면 민법 규정이 적용됩니다. 보험계약에 많이 이용되는 보험 약관은 상법 중 임의규정(임의법규)1)에 우선해서 적용됩니다. 따라서 보험 약관이나 상법이나 상관습법에 기간의 계산 방법에 관한 규정이 없다면, 민법 규정에 따라야 합니다. 

민법은 제155조에서 기간의 계산을 법령, 재판상 처분 또는 법률행위에 다른 정한 바가 없으면 본장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57조에서는 기간 계산을 할 때 첫날(초일)을 산입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보험 약관상 2년의 기간을 계산할 때도 원칙적으로 민법 제157조 본문에 따라 첫날을 산입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초일 불산입의 원칙). 초일 불산입(初日 不算入)의 원칙이란 날짜를 계산할 때 첫날(초일)은 기간 계산에서 제외한다는 민법상 원칙을 말합니다.

다만 보험 약관에 기간 계산에 있어서 첫날을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는 첫날을 포함해서 기간을 계산해야 합니다. 예컨대 암을 담보하는 약관에는 회사의 계약상 책임은 보험계약일부터 그 날을 포함해 90일이 지난날의 다음날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첫날인 보험계약일을 포함해서 기간을 계산해야 합니다. 


이 같은 첫날 산입에 관한 약관 규정이 없다면, 2017년 1월 10일 가입한 보험은 가입 후 2년의 기간을 계산할 때 2017년 1월 11일 00시00분을 기산점으로 해서 2019년 1월 10일 24시00분이 만료점이 되기 때문에, 2019년 1월 10일 24시00분 이전까지는 보험 가입 후 2년 미만에 해당돼 5,000만 원의 사망보험금만을 받을 수 있다고 풀이됩니다.  

하급심 판례 중에도 보험계약자가 1988년 3월 16일 09:00경 보험에 가입하면서 제1회분 보험료 수령 시간이 1988년 3월 16일 19:00로 기재된 보험료 영수증을 교부받았고, 보험계약의 특약에 의하면 계약 후 2년 미만에 일반사망하면 주계약 보험가입 금액의 2배를, 계약후 2년 이상에 사망하면 4배를 지급받기로 규정돼 있는데, 피보험자가 1990년 3월 16일 06:25경 뇌압 상승으로 인한 호흡중추마비 등으로 사망하자 특약상의 2년 기간의 기산점을 1988년 3월 16일 00:00부터라며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법원은 『보험약관에 의하면 계약의 효력에 관해 보험회사는 계약의 청약을 승낙하고 제1회 보험료를 받은 때부터 책임을 지도록 돼 있고 기간의 계산 방법에 관해서는 특별 규정이 없으므로 2년의 기간을 민법 규정에 따라 계산할 때 민법 제157조 본문에 따라 초일을 산입하지 않은 1988년 3월 17일 00:00를 기산점으로 해서 1990년 3월 16일 24:00가 그 만료점이 되는바 피보험자의 사망 일시인 1990년 3월 16일 06:25은 계약 후 2년 미경과에 해당돼 보험 가입 전액의 2배에 상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한 것이 있습니다.2) 

결국 보험에 가입한 날(청약한 날) 또는 제1회 보험료를 납입한 날을 포함해 기간을 기산한다는 약관 규정이나 개별약정 등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일불산입 원칙에 따라 보험 가입 후 2년 기간의 기산점은 2017년 1월 11일 00시00분이고 그 만료점은 2019년 1월 10일 24시00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2019년 1월 10일 22시00분쯤 일어난 보험사고(사망)는 보험 가입 후 2년 미만의 보험사고에 해당돼 5,000만원의 사망보험금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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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1차 수정일 : 2020년 5월  일 (재등록 및 글 일부 수정)

1) 법규범은 그 법률효과를 중심으로 해서 강행법규(강행규정)와 임의법규(임의규정)로 분류됩니다. 임의법규(임의규정)는 당사자의 의사에 의해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규정을 말하고, 강행법규(강행규정)는 당사자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강제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을 말합니다.
2) 부산지방법원 1990. 12. 21. 선고 90가합1924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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