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정성과 우연성은 서로 다른 개념

불확정성? 우연성?

글 : 임용수 변호사


어떤 보험계약에서 약정한 보험사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보험증권만이 아니라 계약 체결 전후 경위, 계약 체결 전후에 교부된 서류 등을 종합해 인정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고는 보험계약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모든 보험계약에서 보험사고의 요건으로서 요구되는 불확정성 내지 불확실성(상법 제632조, 상법 제644조 참조)과 생명보험의 주계약에 부가해 재해를 담보하는 재해특약 또는 상해보험에서의 보험사고의 요건인 우연성(상법 제737조 참조)은 서로 구별되는 개념입니다.1)

불확정성

불확정성을 우연성으로 표현하는 일부 학자들이 있으나, 재해(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서 약관 재해분류표에 따른 사고) 또는 상해(외부로부터의 우연한 돌발적인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의 요건인 우연성과 개념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되도록 불확정성 또는 불확실성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불확정성이 결여된 보험계약은 무효


불확정성은 보험계약의 효력과 관련된 개념이지만, 우연성은 보험금 지급 사유와 관련된 개념입니다. 불확정성은 보험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보험사고의 발생 여부와 발생 시기가 확정돼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모든 보험사고는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 그 발생 여부와 발생 시기를 확정할 수 없는 불확정성이 요구됩니다. 다만 사망이 보험사고인 생명보험(사망보험)에서는 보험사고의 발생은 확정적이지만, 그 발생 시기는 불확정적이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우연성 (우연한 사고)

재해특약이나 상해보험에서도 불확정성이 요구되지만 불확정성이 곧 우연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재해특약이나 상해보험에서는 사고의 요건으로서 우연성(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것이 아니고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있어야만 보험사고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우연성이 결여되면 재해(상해)보험금 못받아


피보험자의 사망 사고의 입증책임에 있어서도 생명보험(사망보험)과 재해 특약(상해보험 포함)은 차이가 있습니다. 생명보험의 경우는 피보험자의 사망 자체가 보험사고이기 때문에 사망한 사실만 입증하면 되고 그 사망의 원인까지 입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와 달리 재해사망 특약이나 상해보험에 있어서는 재해나 상해의 결과 피보험자가 사망한 경우를 보험사고로 하므로 사망의 사실뿐만 아니라 재해나 상해의 결과로 사망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요컨대 사망보험에서는 우연성이 없더라도 '사망' 자체만으로  보험사고에 해당합니다. 다만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했을 때는 상법 제644조(보험사고의 객관적 확정의 효과)에 따라 보험계약이 무효로 됨이 원칙이고,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의 고의로 발생한 때는 상법 또는 약관상의 ‘보험자의 면책 규정’에 따라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책임을 면하게 됩니다(상법 제659조, 상법 제732조의2 참조).

반면에, 재해 특약이나 상해보험의 경우 보험사고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연성'을 구비해야 합니다. 이 경우도 보험사고(재해사망 또는 상해사망)가 피보험자의 고의로 발생한 때는 보험사고로서의 우연성을 결한 것이 되므로 보험사는 면책됩니다. 다만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결과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는 재해사망보험금(약관에서 정한 재해사망보험금이 없는 경우는 재해 이외의 원인으로 인한 사망보험금)을 지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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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 전문변호사 = 임용수 변호사
  • 최초 등록일: 2017년 11월 29일
  • 1차 수정일: 2019년 5월 2일 (재등록)

1) 임용수 변호사, 보험법 초판(2006년), 60~61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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