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박약자가 피보험자인 보험계약의 효력


: 임용수 변호사


전체 지능지수(IQ)가 60 미만 정도로 낮은 피보험자에게 사망 등의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약관 규정에 따라 해당 보험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보험회사들이 많습니다.

구 상법(2014. 3. 11. 법률 제123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적용되던 시기에는 피보험자의 지능 지수가 60 미만이고 사회 연령 등도 낮으면 해당 보험계약을 무효라고 판단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개정 상법은 제732조 단서에서 심신박약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의사능력이 있으면 사망보험의 피보험자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의사능력이 있는 심신박약자도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이제 심신박약자라는 이유만으로는 무조건 보험계약이 무효라는 보험회사들의 주장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심신박약자의 '의사능력'과 '서면동의 능력'은 다르다


문제는 자기의 인보험에서 심신박약자의 "의사능력"의 유무와 타인의 인보험에서 피보험자로서의 "서면 동의 능력"의 유무를 각각 어떻게 판단하는가에 있습니다.

잠깐! 자기의 인보험과 타인의 인보험의 의미를 설명하겠습니다. 보험계약자 자신을 피보험자로 해서 체결한 생명보험, 상해보험 등을 자기의 인보험이라고 말하고, 보험계약자가 다른 사람을 피보험자로 해서 체결한 생명보험, 상해보험 등을 타인의 인보험이라고 말합니다.

먼저 자기의 인보험에서 심신박약자의 의사능력이란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말합니다.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있었다면 해당 보험계약은 유효합니다.


심신박약이란 어떠한 심신 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것을 의미하고, 심신박약자란 이러한 심신박약의 상태에 있는 사람을 말하므로 계속적으로 심신박약의 상태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심신박약의 상태에 있을 것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간헐적으로 심신박약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대체로 정상적인 의사능력을 가지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면 이는 심신박약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 심신박약자에게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은 보험회사가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정신능력이 온전치 못한 사람들을 사망보험의 악용으로 인한 도덕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상법 제732조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피보험자가 정상적인 사회·경제생활을 영위해 왔다거나 간헐적으로 정신병적인 증세를 보였던 정도에 불과하다면 해당 보험계약을 무효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타인의 인보험에서 상법 제731조 제1항의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능력"은 상법 제732조 단서상의 "의사능력"과는 다릅니다.

다만 15세 미만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732조 본문은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능력을 판단함에 있어 고려될 수 있는 사항 중의 하나입니다.

만약 타인의 인보험 체결 당시에 피보험자로 된 심신박약자의 전체 지능 지수, 사회 연령이나 의사 소통 능력 등이 만 15세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그 심신박약자가 자신을 보험의 목적으로 하는 보험계약의 법률적 의미와 결과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인정돼 보험계약이 무효로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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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전문변호사 = 임용수 변호사]
  • 최초 등록일: 2017년 5월 1일
  • 1차 수정일: 2019년 5월 27일(재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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