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암이 뇌로 전이되면 '고액암'일까? 법원 "원발 부위가 기준... 지급 거절 정당"

폐암 진단 (원발 부위)


- "전이된 부위(뇌) 아닌 최초 발생 부위(폐) 기준으로 암 종류 분류해야"
- 법원 "약관상 '원발 부위 기준' 명확... 2차성 암은 고액암 해당 안 돼"
- 최근 법조계, 약관의 내용뿐만 아니라 '설명의무 이행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 
 

(서울=방보소 팀장) 암보험 가입자들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쟁 중 하나인 '전이암 진단비' 문제에 대해, 법원이 다시 한번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나왔다. 일반암이 치료비가 많이 드는 뇌나 뼈 등으로 전이되었더라도, 이를 '고액암'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판결의 요지다.  

서울중앙지법(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은 최근 방 모 씨가 우체국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6,000만 원 규모의 고액암 진단비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뇌로 암 전이 (이차성 암)


◆ "뇌까지 암 퍼졌는데..." 고액암 진단비 거절된 사연 

방 씨의 남편은 2010년 암보험에 가입했다. 해당 상품은 일반암 진단 시 3,000만 원, 뇌암이나 뼈암 등 '고액암' 진단 시에는 6,000만 원을 지급하는 구조였다. 약관에는 고액암은 제5차 개정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중 분류번호 C70-C72의 '뇌 및 중추신경계통의 기타 부위 악성신생물' 등을, 일반암은 고액암을 제외한 암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문제는 2016년 발생했다. 방 씨의 남편은 병원에서 '폐암(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암세포는 이미 뇌와 뼈로 전이된 상태였다(4기). 의료진은 주상병으로 폐암(C34.90)을, 부상병으로 뇌 및 중추신경계통의 악성 신생물(C72.8)을 함께 기재했다. 

방 씨는 "약관에서 정한 고액암(뇌암 등) 분류번호에 해당하는 진단을 받았으므로 고액암 진단비 6,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최초 발생한 암은 폐암(일반암)이며, 뇌암은 전이된 2차성 암이므로 일반암 진단비 3,000만 원만 지급 대상"이라며 맞섰다.   

고액암 지급 거절 (원발부위 기준 적용)


◆ 법원 "전이암은 별도 분류... 최초 발생지(원발 부위) 따라야" 

재판부는 보험사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봤다. 판결의 핵심 근거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체계였다. 

재판부는 "질병분류표상 C00-C75는 암이 처음 발생한 부위(일차성)에 따른 분류이고, 다른 곳으로 전이된 암(이차성)은 별도로 C76-C80으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즉, 방 씨 남편의 암은 폐에서 시작된 것이므로 일반암인 폐암(C34)에 해당하며, 뇌로 전이된 부분은 '원발성 뇌암(C72)'이 아니라 '이차성 뇌암(C79.3)'으로 분류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정확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약관 해석상 전이암은 고액암 진단비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이 명백하다"며 "이미 일반암 진단비를 지급받아 보험계약이 소멸했으므로 추가 지급 의무는 없다"고 판시했다.  

법적 쟁점: '설명의무' 이행 여부


◆ 달라지는 법적 쟁점... '설명의무'가 관건 

이번 판결은 '원발암 기준 조항'의 유효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과 하급심 판례의 흐름을 볼 때, 이것이 모든 전이암 분쟁의 끝은 아니다.  

최근 법조계에서는 '보험사가 가입 당시 원발암 기준 조항을 제대로 설명했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삼는 추세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약관의 내용이 계약자에게 불리하거나 중요한 내용일 경우 보험사는 이를 명확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상법 제638조의3).  

만약 보험사가 "암이 전이되어 고액암 부위에 발생하더라도, 최초 암을 기준으로 보험금이 적게 지급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소비자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전이된 암에 대해서도 고액암 진단비를 받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 [Lawyer's Pick] 보험전문변호사의 조언
  
글: 임용수 변호사 (보험 전문)    

이번 판결은 '암보험의 원발 부위 기준 조항(Primary Site Rule)'을 엄격하게 해석한 사례입니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와 대응 방안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진단서의 'C코드' 맹신은 금물입니다. 임상의사가 진단서에 고액암 코드(예: C71, C72 뇌암)를 써주더라도, 보험사는 병리과 전문의의 조직검사 결과를 토대로 '최초 발생 부위'를 따집니다. 폐암이 뇌로 갔다면, 진단서에 뇌암 코드가 있어도 보험학적으로는 여전히 '폐암'입니다.   

2. '이차성 암(C76-C80)' 분류를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르면 전이된 암은 별도의 코드를 부여받습니다. 예를 들어 비소세포 폐암(C34)이 뇌로 전이되면, 전이된 뇌암은 'C79.3(뇌 및 뇌막의 이차성 악성 신생물)'이 됩니다. 고액암 약관은 대개 원발성 뇌암(C70-C72)만 보장하므로, C79 코드는 보장에서 제외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3. '설명의무 위반' 여부를 꼭 따져보세요. (최신 판례 경향) 최근 분쟁의 핵심은 "전이암은 보장 안 된다는 설명을 들었는가?"입니다.  
  • Check Point: 가입 당시 상품설명서나 약관 중요 내용 설명란에 '원발 부위 기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서명했는지 확인하십시오.  
  • 만약 이 조항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 아니라, 해당 상품의 보장 범위를 축소하는 결정적인 조항임에도 설명이 없었다면 소송을 통해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4. 최신 '전이암 진단비' 특약 활용
이러한 분쟁이 잦아지자, 최근 보험사들은 '통합암보험'이나 별도의 '전이암 진단비 특약'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족력이 있거나 고액암 보장을 확실히 하고 싶다면, 원발암뿐만 아니라 전이암까지 명시적으로 보장하는 상품인지 약관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임용수 변호사의 해설

폐암은 성장 속도와 치료 방법의 종류에 따라 소세포 폐암(Small cell lung cancer)과 비소세포 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폐암 가운데 약 80~85%가 비소세포 폐암에 속합니다. 소세포 폐암은 전반적으로 악성도가 강하고 성장 속도도 빨라 발견 당시에 이미 림프나 혈액의 순환을 통해 전이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흡연량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며 항암 약물요법으로 치료합니다. 비소세포 폐암은 소세포 폐암에 비해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주변 조직을 침투한 후 나중에 전신으로 전이해 나가는데, 전이가 없는 상태라면 수술로 절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초기 진단이 되면 수술적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제4편 신생물의 형태분류는 6자리 숫자 분류번호인데, 처음 4자리 숫자는 조직학적 형태의 분류에 사용되고 5째 자리수는 행동양식번호입니다[일차성 악성(/3), 이차성(전이성) 악성(/6), 제자리(/2), 양성(/0), 양성인지 악성인지 불확실한(/1)].

비소세포 폐암은 신생물 형태분류에 'M8046/3 비소세포 암종(Non-small cell carcinoma)(C34.-)'으로 수록돼 비소세포 암종의 발생 부위를 '기관지 및 폐의 악성신생물'로 분류하는 'C34.-' 코드로 안내하고 있습니다(의사들은 C34.90 혹은 C34.99의 코드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비소세포 암종이 기관지 및 폐가 아닌 곳에 발생한 것으로 진단된 경우 C34.-가 아닌 의사의 진단에서 확인되는 발생 부위에 따라 분류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치료 담당의사 즉 임상의사가 부여한 진단서상의 질병분류번호(분류코드)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C00-C75 항목은 일차성 악성 신생물의 일차 부위에 따른 분류이고, C76-C80 항목은 암의 원발 부위의 명백한 표시가 없거나 암의 원발 부위에 대한 언급이 없이 "파종성", "분산된" 또는 "확산된" 것으로 언급된 악성 신생물을 포함합니다.1)

임상의사가 진단서에 분류번호를 부여(코딩, coding)할 때는 병리과 전문의의 조직병리검사결과보고서를 확인하고 우리나라 의료법과 통계법에 근거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른 병명과 분류번호로 변환하는 코딩(coding) 작업이 필요한데, 코딩을 하면서 조직병리검사결과에 적합하게 매칭(matching)시키는 진단서를 작성했다면 그 진단서상의 병명과 분류번호로 질병의 진단확정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후적으로 조직병리검사결과에 부합되게 진단서가 작성됐는지 아니면 조직병리검사결과에 반하는 진단서가 작성됐는지를 검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 판결 사안처럼 일차성 악성 신생물인 비소세포 폐암(C34.9)이 다른 부위로 전이(뼈 및 뇌까지 전이)된 경우라면 전이된 암에 대해서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의 C76-C80(불명확한, 이차성 및 상세불명 부위의 악성 신생물, Malignant neoplasms of ill-defined, secondary and unspecified sites)에 속하는 분류번호를 부여하는 것이 조직병리검사결과에 부합되는 타당한 코딩인 것 같습니다.2019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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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암 #고액암진단비 #암보험금 #판례분석

  • 최초 등록일 : 2019년 4월 12일
  • 1차 수정일: 2026년 1월 16일(전면)


1) 제7차 개정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187-188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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