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손해배상책임



1. 보험업법의 우선 적용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은 보험회사의 임직원,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이 대리·중개 업무(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보험회사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57) 

이 규정은 보험회사와 고용관계가 아니라 도급 내지 위촉(위임) 관계에 있는 보험모집인이 보험모집 업무를 할 때 보험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준수 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보험계약자의 기대에 반하여 보험계약이 무효로 돌아가거나 해지됨으로써 보험계약자가 손해를 입고도 민법 제756조의 규정 등에 의하여 보험회사에게 책임을 부과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보험회사에게 책임을 지워 보험계약자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사용자의 배상책임에 관한 일반규정인 민법 제756조의 특칙이므로 민법 제756조에 우선하여 적용된다.58) 

이 규정은 보험 모집에 관하여 보험계약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보험회사에게, 그 손해가 보험회사의 임직원의 행위로 인한 경우에는 무과실책임을 지우고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의 행위로 인한 경우에는 무과실책임에 가까운 손해배상책임을 지움으로써 보험계약자의 이익을 보호함과 동시에 보험업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고자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59)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보험회사의 거래상대방인 보험계약자에게만 인정되는 권리이다. 따라서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이 강행규정인 상법 제731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로 된 경우에, 보험수익자는 보험계약자가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계약의 무효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60)


2. 과실상계


보험회사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에 의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경우에도 보험계약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있어 마땅히 과실을 참작해야 한다.

보험소송61)과 관련해서는 대개 보험설계사가 타인의 사망보험에서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험계약자에게 설명해 주지 않아 보험계약자로 하여금 피보험자 동의란에 피보험자의 서명을 대신하게 해서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효가 됨으로써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보험계약자에게도 상당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과실상계를 하는 경우가 많다.62) 


보험법 저자🔸임용수 변호사


57) 다만 보험회사가 그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의 선임과 업무 감독에 대하여 적절한 주의를 하였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 단서).
58) 대법원 1994. 11. 22. 선고 94다19617 판결; 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19600 판결; 대법원 1998. 6. 23. 선고 98다14191 판결.
59) 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다23690 판결.
60) 동지: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204178 판결.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보험회사가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금융소비자'란 보험상품에 관한 계약의 체결 또는 계약 체결의 권유를 하거나 청약을 받는 것에 관한 보험회사의 거래상대방을 말한다(제45조 제1항, 제2조 8호).
61) 보험소송이란 보험계약자가 원고가 되어 제기하는 보험금 청구소송(보험금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포함), 보험회사가 보험금지급책임을 부인하며 제기하는 보험금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 등 보험계약과 관련된 소송을 말한다. 
62)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5499, 55505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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