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임용수 변호사
보험계약자가 보험 가입 당시 3년 전에 시행한 유방성형술 등을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더라도 보험사는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보험전문 임용수 변호사가 판결을 소개하고 해설한다.
2022년 12월 김 모 씨는 왼쪽 유방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절제 수술을 시행받은 후 암 진단비 등 보험금 5400만 원을 청구했지만, 흥국화재는 지급을 거절했다. 앞서 김 씨가 지난 2019년 2월 유방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사실과 이후의 초음파 검사 및 세침 검사 결과 양성종양이 발견됐고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를 권유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 씨가 이에 강력 반발하자, 흥국화재는 김 씨를 상대로 보험금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흥국화재는 김 씨가 유방 초음파 검사 등을 받은 후 재검사를 통해 양성종양(양측 유방낭성 결절) 진단을 받은 사실이 있었지만 최근 1년 이내에 진찰 또는 검사를 받고 추가 검사 또는 재검사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거짓으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방 성형수술 등을 받고도 가입 당시 5년 이내에 의사 진찰로 수술을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며 답했다며 이들 모두 고지의무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오규희 부장판사는 「최근 1년 이내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 추가검사 또는 재검사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 문항은 그 문언상 최근 1년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받은 다음 추가검사나 재검사를 받은 경우, 즉 재검사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재검사를 받게 된 의사의 진찰 또는 검사도 모두 최근 1년 이내 이뤄진 경우를 의미한다」며 「김 씨는 2019년 9월 유방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았고, 2020년 5월 재차 유방 초음파검사를 받았으므로, 보험계약 체결일인 2021년 3월 기준으로 1년 이내에 검사와 재검사가 이뤄졌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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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추가검사 또는 재검사'는 문언상 및 체계상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 질병 의심이 있는 경우 이의 경과를 관찰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정기검진의 일환으로 검사를 받은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는 해석되지 않는다」며 「김 씨의 양성종양들의 경우 6개월 간격으로 추적검사가 권고되는 원칙에 따라 재검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므로, 추가검사 또는 재검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씨가 2019년 2월 받은 유방성형술은 자발적인 성형 목적의 시술일 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 받게 된 치료가 아니다」며 5년 이내 의사 진찰로 수술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김 씨의 '아니오'라는 답변도 허위의 사실을 고지한 게 아니라고 봤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추가검사'란 어느 하나의 검사를 한 후에 그 결과에 따라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다른 종류의 검사를 받는 경우이고, '재검사'란 어느 하나의 검사를 한 후에 그 결과에 따라 다시 같은 종류의 검사를 하는 경우를 말하므로, 추가검사나 재검사 모두 기존 검사의 존재와 그 보완 필요성을 전제로 하는 개념으로 풀이된다.
이 사례에서 흥국화재가 '김 씨의 보험계약은 인수거절 대상에 해당한다'며 면책 근거로 든 '보험인수지침'에 대해서도 오규희 부장판사는 "내부적인 참고자료일 뿐 김 씨에게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 판결에 대해서는 흥국화재가 항소를 제기함에 따라 현재 사건이 서울중앙지법 항소부에 계속 중이다. 판결이 확정되면 자세한 해설 및 법률 조언을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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