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넘어지면서 두통 발생 후 흡인성 폐렴으로 패혈성 쇼크 사망, 상해사망보험금 지급


글 : 임용수 변호사


상해보험 가입자가 밤에 넘어지면서 생긴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응급 수술을 받은 뒤 흡인성 폐렴이 발병했고 그 흡인성 폐렴이 패혈성 쇼크로 악화돼 사망했다면 보험금 지급 대상인 '일반상해사망'에 해당하므로,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무조건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변호사의 의견을 담은 해설과 조언을 덧붙입니다. 보험소송 의뢰를 원하거나 보험 법률상담을 원하는 분들은 관련 자료를 모두 지참하고 저희 사무실을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단독 조병구 판사는 곽 모 씨1)의 유족이 농협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9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2)

조 판사는 판결문에서 「곽 씨가 종래 당뇨병과 뇌출혈로 반복 치료를 받아온 사정 등에 비춰볼 때 심인성 급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조 판사는 이어 「하지만 곽 씨의 상해는 이와 별도로 술을 마시고 미끄러져서 머리를 부딪힘으로 인해 직접적 상해(외상성 뇌실질내 출혈, 외상성 경막하 출혈, 뇌실질 다발성 출혈 타박상)를 입은 경우로서 이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입은 상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조 판사는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회신 결과에 기초해보면, 곽 씨의 상해는 음주 후 넘어짐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 곽 씨의 뇌병변에 의한 기능 장애는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수차례 흡인성 폐렴이 발생했다는 점, 곽 씨의 뇌손상에 의한 연하 장애와 이로 인한 흡인성 폐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는 점, 영상의학 자료 판독 소견과 객담 배출균을 봐도 패혈증의 주된 원인은 폐렴으로 판단된다는 점, 곽 씨가 앓은 당뇨병도 흡인성 폐렴 발생과 경과 예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점 등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폐렴

그러면서 「이같은 점에 비춰보면, 상해로 인해 곽 씨에게 뇌병변에 의한 연하 장애가 발생했고 이를 주된 원인으로 음식물이 기도를 통해 폐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이 반복해 발생하던 중 패혈증이 생겨 사망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으며, 그 상해와 곽 씨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할 수 있다」며 「농협손해보험이 주장하는 곽 씨의 기왕력은 폐렴 발생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으나 주된 사망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곽 씨는 지난 2011년 농협손해보험에 일반상해사망이라는 보험사고 발생 시 9500만원을 보장하는 상해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보험약관은 보험기간 중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사망한 경우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2015년 3월 곽 씨는 밤에 넘어지면서 발생한 두통으로 대학교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다음 의식 상태 악화 등으로 인해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흡인성 폐렴 증세를 보이다 2018년 1월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곽 씨의 유족은 농협손해보험을 상대로 "상해로 생긴 후유증으로 패혈증이 발생해 사망했다"며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농협손해보험이 "곽 씨는 과거에 수차례에 걸쳐 뇌출혈로 인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고 폐렴으로 인해 패혈증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어 상해와 인과관계가 있는 사망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곽 씨의 유족이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상해보험은 사고의 원인과 상해의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돼야만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란 상해 사고의 원인이 상해의 결과에 대해 주요 원인인 경우이거나 또는 병존하는 다른 원인이 공동으로 작용한 때는 그 사고 원인이 병존하는 다른 원인과 대체로 봐서 동등하게 상해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뜻합니다. 

이 사안의 경우 곽 씨의 직접사인은 패혈증입니다. 곽 씨의 주치의는 곽 씨가 의식 저하로 연하(음식물을 입에 넣어 삼키는 동작) 곤란이 있어 흡인성 폐렴이 수차례 발생했고, 곽 씨가 약 3년의 기간 동안 흡인성 폐렴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사망 1일 전부터 혈압 감소 등 쇼크 증상이 나타났으며, 사망 당일 이전과 유사한 폐렴 악화로 인한 호흡 곤란 증상이 관찰되던 중 사망해 폐렴의 합병증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 진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진료기록 감정 결과와 주치의 의견, 곽 씨의 종래 증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곽 씨의 사인을 흡인성 폐렴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봤고, 또 흡인성 폐렴의 원인이 된 상해와 곽 씨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 있는 것으로 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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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2년 5월 28일

1) 호칭의 편의상 피보험자에 대해 원고의 성씨를 사용합니다.
2) 확정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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