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임용수 변호사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만취 상태서 반신욕을 하다 갑자기 숨졌을 경우 상해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소식을 전하고 이와 함께 변호사의 의견을 담은 간략한 Tip도 덧붙입니다.
양 씨는 2013년 1월 초 오전에 자택 욕실 욕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샤워기는 틀어져 있었고 욕조에는 손을 넣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물이 가득 넘쳐 흐르고 있었습니다. 평소 양 씨는 만취하면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잠드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사망 전날에도 홀로 소주를 마신 상태였습니다. 특별히 외부 침입 흔적이나 외상은 없었으며 양 씨는 별다른 지병도 없었습니다.
이에 양 씨의 유족은 케이비손해보험에 "소주를 마시고 뜨거운 물이 담긴 욕조에서 잠을 자다 혈액순환의 장애로 돌연사했고 이는 상해사망이므로 보험금 1억1000만 원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케이비손해보험은 "사망 전 음주를 했는지 알 수 없고, 부검을 하지 않아 사망원인도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거부했고, 유족은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양 씨가 만취한 뒤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뜨거운 물이 넘치는 욕조에서 장시간 목욕하다 잠들어 저혈압 또는 부정맥으로 숨졌다고 추단할 수 있다」며 「술을 마시고 고온의 목욕탕 안에서 장시간 방치될 경우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되면서 평소 심혈관 질환이 없었던 사람도 급사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족의 보험금 청구를 인용하는 1심 판결은 결론을 같이해 정당하므로 케이비손해보험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앞서 1심은 "양 씨의 사망은 갑작스러운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입은 상해의 직접 결과"라며 상해사망 보험금 1억1000만 원을 양 씨의 유족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3)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상해사망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해 신체에 손상을 입고 숨진 경우'로 질병 사망과는 구분됩니다. 상해보험에서 보험사고인 상해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중 '외래성'이란 상해가 보험대상자(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과는 달리 명백히 볼 수 있는 외부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함을 뚜렷이 하기 위한 것입니다. 즉 외래성은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상해에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기 위한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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