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보험



1. 의의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보험이란 피보험자가 무보험자동차로 인하여  생긴 사고로 죽거나 다친 때 그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의무자가 있는 경우에 약관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그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을 말한다. 
이 보험은 대인배상책임보험(대인배상Ⅰ·Ⅱ), 대물배상책임보험, 자기신체사고보험에 모두 가입한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다.


2. 법적 성질


이 보험의 법적 성질은 손해보험으로서의 성질과 상해보험으로서의 성질을 함께 갖고 있는 손해보험형 상해보험이다.95) 왜냐하면 이 보험은 피보험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하여 발생한 위해(危害)를 보험사고로 한다는 점에서 피보험자의 입장에서 보면 상해보험적 성격이 강하지만 보험자의 입장에서는 그 실질이 책임보험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이든 자기신체사고보험이든 모두 인보험의 일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자기신체사고보험은 보험사고가 피보험자동차에 의해 발생한 것이지만,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은 보험사고가 피보험자동차 이외의 무보험자동차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3. 피보험자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에 있어서 보험자, 보험계약자, 보험사고 등은 대인배상책임보험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다만 피보험자의 범위에 조금 차이가 있다. 
피보험자는 보험자에게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① 기명피보험자 및 기명피보험자의 배우자(피보험자동차에 탑승 중이었는지 여부를 불문함), ② 기명피보험자 또는 그 배우자의 부모 및 자녀(피보험자동차에 탑승 중이었는지 여부를 불문함), ③ 피보험자동차에 탑승 중인 승낙피보험자. 다만, 자동차취급업자96)가 업무로서 위탁받은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로 보지 않는다. ④ 위 '① 내지 ③'에서 규정하는 피보험자를 위하여 피보험자동차를 운전 중인 자. 다만, 자동차취급업자가 업무로서 위탁받은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로 보지 않는다.97) 

과거 자동차보험약관은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피보험자의 범위를 탑승 중인 경우와 탑승 중이 아닌 경우로 나누고 또한 기명피보험자와의 동거 여부를 따져야 하는 등 보험계약자 등이 피보험자의 범위를 이해함에 어려움이 있었고 해석상으로도 논란이 많았다. 
이러한 비판을 고려하여 2003년 1월에 개정된 이후의 자동차보험약관부터는 보험 가입자의 가족이 피보험자동차에 탑승 중이 아닐 경우에도 부모, 배우자, 자녀 등이 무보험자동차에 의해 사고를 당한 경우 기명피보험자와의 동거 여부에 관계없이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4. 무보험자동차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에서 「무보험자동차」란 피보험자동차가 아니면서 피보험자를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자동차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① 자동차보험 대인배상Ⅱ나 공제계약이 없는 자동차, ② 자동차보험 대인배상Ⅱ나 공제계약에서 보상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는 자동차, ③ 자동차보험약관에서 보상될 수 있는 금액보다 보상한도가 낮은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Ⅱ나 공제계약이 적용되는 자동차. 다만, 피보험자를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자동차가 2대 이상인 경우에는 각각의 자동차에 적용되는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Ⅱ 또는 공제계약에서 보상되는 금액의 합계액이 약관에서 보상될 수 있는 금액보다 낮은 경우에 한하는 그 각각의 자동차, ④ 피보험자를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자동차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 그 자동차를 의미한다. 


대인배상Ⅱ에 가입한 가해차량의 면책 여부가 문제되어 그 보상책임 유무가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무보험자동차에 해당한다.98) 예컨대 가해차량의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의 분납 보험료 연체로 인한 보험계약 해지 등에 관한 면책약관을 내세워 피해자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경우에 있어서의 가해차량도 무보험자동차에 포함된다. 따라서 피해자가 자신의 보험회사에 대하여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면 피해자의 보험회사는 보험금 청구를 거절할 수는 없고 우선 피보험자인 피해자에게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경우 피해자의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자기의 보험계약상 채무를 이행한 것이 된다. 이를 채무자 아닌 자가 착오로 인하여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 또는 가해차량의 보험회사를 위한 사무관리라고 볼 수 없다.99)  



5. 배상의무자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약관 규정상 '배상의무자의 존재'는 보험금 지급 요건에 해당한다. 
여기서 배상의무자란 무보험자동차로 인하여 생긴 사고로 피보험자를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함으로써 피보험자에게 입힌 손해에 대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배상의무자의 경우 객관적으로 존재하면 족하고 그 자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단순한 운전 부주의나 야생동물의 출현 등으로 생긴 사고는 배상의무자가 없는 경우이므로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6. 보험자의 보상책임


보험자는 '피보험자의 실제 손해액'이 아니라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 기준에 따라 산출한 금액'만을 제한적으로 인수한다. 
보험자는 자동차보험약관의 '보험금 지급 기준에 의해 산출한 금액'과 '비용'을 합한 액수에서 '공제액'을 공제한 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이때 지급 보험금은 피보험자 1인당 보험증권에 기재된 보험가액금액을 한도로 한다.100) 비용은 손해의 방지와 경감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긴급조치비용을 포함)과 다른 사람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의 보전과 행사를 위하여 지출한 비용을 말한다. 이 비용은 보험가입금액과 관계없이 보상한다. 공제액은 ① 대인배상Ⅰ(책임공제 및 정부보장사업을 포함)에 의하여 지급될 수 있는 금액, ② 자기신체사고에 의하여 지급될 수 있는 금액,101) ③ 배상의무자가 가입한 대인배상Ⅱ 또는 공제계약에 의하여 지급될 수 있는 금액, ④ 피보험자가 탑승 중이었던 자동차가 가입한 대인배상Ⅱ 또는 공제계약에 의하여 지급될 수 있는 금액, ⑤ 피보험자가 배상의무자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손해배상액, ⑥ 배상의무자가 아닌 제3자가 부담할 금액으로 피보험자가 이미 지급받은 금액을 말한다. 

보험금을 산정함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과실 비율에 따라 상계한다는 과실상계 약관 규정이나 무직자에게는 휴업손해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약관 규정이 적용된다. 판례는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에 있어서 그 보험금액의 산정 기준이나 방법은 약관의 중요한 내용이 아니므로 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102) 


7. 중복보험 규정의 적용 문제


하나의 사고에 대하여 두 개 이상의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이 체결되고 그 보험금액의 총액이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액을 초과하는 경우 상법 제672조 제1항의 중복보험 규정을 준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보험이 여전히 상해보험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중복보험 규정이 준용될 수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와 다수설은 중복보험 규정의 적용을 긍정하고 있다.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보험이 상해보험으로서의 성질과 함께 손해보험으로서의 성질도 갖고 있는 손해보험형 상해보험이라는 점이 주된 논거다. 판례의 입장에 따르면 손해보험에 관한 상법 제672조 제1항이 준용되어 보험자는 각자의 보험금액의 한도에서 연대책임(부진정연대채무)을 지고, 이 경우 각 보험자 사이에서는 각자의 보험금액의 비율에 따른 보상책임을 진다.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경우 보험금의 지급 방식에 있어서 정액보험이 아니라 자동차보험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 기준에 의한 금액만을 피보험자 1인당 보험증권에 기재된 보험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지급하는 실손보상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점, 만약 중복보험 규정의 적용을 부인하게 되면 피보험자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키고 도박보험·사기보험화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 등을 본다면 중복보험 규정의 적용을 인정하는 판례의 태도가 타당하다. 이 경우 중복보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 되는 손해액은 '피보험자의 실제 손해액'이 아니라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 기준에 의하여 산출된 금액'을 의미한다.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에 상법 제672조 제1항의 중복보험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 두 개 이상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피보험자에게 보험금 등을 지급한 보험자는 다른 보험자에 대하여 그 부담 비율에 따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각각의 보험계약은 상행위에 속하고 상인(보험자) 간의 중복보험에 따른 구상관계는 가급적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으므로 구상금채권은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103)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보험회사가 현실로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날이다.



8. 다른 자동차 운전담보 특별약관의 자동 적용

다른 자동차 운전담보 특별약관은 개인용자동차보험 보통약관 중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 가입자에 대하여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자동으로 적용된다. 피보험자가 '다른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주차 또는 정차 중을 제외함
사고가 났을 때 그 자동차를 대인배상Ⅱ, 대물배상, 자기신체사고의 피보험자동차로 간주하여 보상하는 특약이다. 여기서 '다른 자동차'란 비사업용자동차(관용 제외)로서 피보험자동차와 동일한 차종을 말한다.104) 이 특약은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 이외의 자동차를 임시로 운전하는 때도 대인·대물배상보험, 자기신체사고보험을 확장하여 적용함으로써 피보험자의 편의를 꾀하고 동시에 자동차사고의 피해자를 구제하고자 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9. 면책사유


자동차보험약관에 의하면,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보험의 경우 10가지의 면책사유(보상하지 않는 손해)를 열거하고 있다.


∙ 보험계약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


∙ 피보험자의 고의로 그 본인이 상해를 입은 때. 이 경우 해당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금만 지급하지 않는다.


∙ 상해가 보험금을 받을 자의 고의로 생긴 때는 그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금액


∙ 전쟁, 혁명, 내란, 사변, 폭동, 소요 및 이와 유사한 사태로 인한 손해


∙ 지진, 분화, 태풍, 홍수, 해일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손해


∙ 핵연료 물질의 직접 또는 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한 손해


∙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피보험자동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빌려 준 때에 생긴 손해. 다만, 임대차계약(계약기간이 30일을 초과하는 경우에 한함)에 따라 임차인이 피보험자동차를 전속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보상한다. 


그러나 임차인이 피보험자동차를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보상하지 않는다. 


∙ 피보험자동차 또는 피보험자동차 이외의 자동차를 시험용, 경기용 또는 경기를 위해 연습용으로 사용하던 중 생긴 손해. 다만, 운전면허시험을 위한 도로주행시험용으로 사용하던 중 생긴 손해는 보상한다.


∙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운전하던 중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105) 


∙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배상의무자일 경우는 보상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이 무보험자동차를 운전하지 않은 경우로, 이들 이외에 다른 배상의무자가 있는 경우는 보상한다. 

(1) 상해를 입은 피보험자의 부모, 배우자 및 자녀
(2) 피보험자가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을 때 피보험자의 사용자 또는 피보험자의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 중인 다른 피용자 


보험법 저자🔸임용수 변호사


95) 동지: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50699 판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다61958 판결; 대법원 2006. 11. 10. 선고 2005다35516 판결. 다만 과거에는 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26910 판결처럼 무보험자동차상해담보특약을 상해보험의 일종으로 파악한 것도 있다.
96) 자동차취급업자란 자동차정비업, 주차장업, 급유업, 세차업, 자동차판매업, 자동차탁송업 등 자동차를 취급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이들의 피용자 및 이들이 법인인 경우에는 그 이사와 감사를 포함한다)를 말한다. 
97) 자동차보험표준약관 참조. 
98) 동지: 대법원 2003. 12. 26.ᅠ선고ᅠ2002다61958ᅠ판결, 대법원ᅠ2014. 5. 29.ᅠ선고ᅠ2011다95847ᅠ판결. 
99) 동지: 대법원 2003. 12. 16. 선고 2002다61958 판결,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다95847 판결 등.
100) 보험금의 산출 방법 및 이에 공제할 금액은 보험약관에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다(자동차보험표준약관 참조). 
101) 다만, 자기신체사고 보험금의 청구를 포기한 경우에는 공제하지 않는다. 
102) 동지: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다7302 판결.
103) 동지: 대법원 2006. 11. 10. 선고 2005다35516 판결.
104) 이 특별약관에서 '다른 자동차'란 비사업용자동차(관용 제외)로서 피보험자동차와 동일한 차종[승용자동차(다인승 포함), 경·3종승합자동차, 경·4종화물자동차 간에는 동일한 차종으로 본다]으로서 ① 기명피보험자와 그 부모, 배우자 또는 자녀가 소유하거나 통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 자동차, ② 기명피보험자가 자동차를 대체한 경우 그 사실이 생긴 때부터 보험회사가 승인을 한 때까지의 대체자동차를 말한다.
105) 이 면책약관의 경우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운전하던 중 생긴 사고'가 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것인지, 과실로 인한 것인지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있다. 판례는 무면허운전이나 음주운전의 면책약관이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뿐 아니라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취지라면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사고에 관한 한 무효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26910 판결 등). 이러한 판례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피보험자가 영리의 목적으로 피보험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운전한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라 하더라도 보험회사가 면책된다는 취지라면 그 범위 내에서는 이 면책조항은 무효라고 본다(동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7. 17. 선고 2018나68157 판결).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