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0기 암' 숨기고 가입? 그래도 보험금 줘야" 법원 판결의 이유



(서울=방보소 팀장) 보험 가입 질문서에 과거 병력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가입자가 법정 공방 끝에 승소했습니다. 핵심은 '암'과 '전암(암이 되기 전 단계)'의 명확한 구분이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3단독 정서현 판사는 가입자 고 모 씨가 케이비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5,6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1)  




◇ "상피내암은 암이 아니다?" 약관 해석이 갈른 승패  

고 씨는 2022년 1월, 케이비손해보험의 암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가입 당시 '최근 5년 이내에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고 씨는 '아니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고 씨는 가입 약 5년 전인 2017년 1월, '자궁경부상피내암(제자리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1년 뒤인 2023년 1월, 고 씨가 '자궁경부암(악성 신생물)' 확진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자, 케이비손해보험은 "5년 이내의 상피내암 진단 사실을 숨겼으므로 고지의무 위반"이라며 계약을 해지하고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정서현 판사는 "이 보험 약관은 '암'을 정의하면서 '전암 상태(암으로 변하기 이전 상태)는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 씨가 앓았던 자궁경부상피내암은 의학적으로 '전암 상태'에 해당하므로, 약관상 고지해야 할 '암'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였습니다.  

◇ "사기 가입 아니다"... 보험사 주장 기각  

케이비손해보험 측은 "고 씨가 5년 고지의무 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가입한 '사기 계약'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고 씨가 2017년 진단 후 5년이 지나기 불과 4일 전에 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서현 판사는 "상피내암이 반드시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며, 고 씨가 가입 직후가 아닌 1년이 지나서야 암 진단을 받은 점을 볼 때, 보험금을 노린 사기라고 보기 어렵다"며 케이비손해보험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보험사가 약관을 작성할 때 사용한 용어의 정의가 모호하거나,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을 경우 그 책임은 보험사가 져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 보험소송닷컴의 '판결 돋보기'

이번 판결은 보험 소비자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상피내암(제자리암)'과 '일반암'의 고지의무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고, 보험 약관의 정의 규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 약관의 정의가 우선입니다: 
보험사는 '상피내암도 넓은 의미의 암이니 고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약관에 적힌 정의('전암 상태 제외')를 엄격하게 적용했습니다. 즉 법원은 약관에 적힌 그대로 해석했습니다. 약관이 '전암 상태 제외'라고 스스로 규정하고 있다면, 보험사는 그에 따라야 합니다. 보험사가 만든 약관의 빈틈은 보험사의 책임이라는 것이죠.  

  • 5년 기간의 함정: 
많은 분들이 '5년 지나면 무조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사례는 5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4일 전)에 가입했음에도 승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기간 때문이 아니라, 고지 대상 질병(암) 자체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 고지의무위반이 성립하지 않으면?:
고지의무위반이 아니므로, 알리지 않은 사실(상피내암)과 발병한 질병(자궁경부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질 필요도 없이 보험금 지급 의무가 발생합니다.

  • 사기 계약의 입증: 
케이비손해보험은 가입자(고 씨)가 5년 시점을 교묘하게 이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오히려 '4일 먼저 가입한 실수(?)'를 근거로 가입자의 순수성을 인정했습니다. 진짜 사기 칠 의도였다면 날짜를 완벽하게 계산했을 것이라는 역설적인 논리가 받아들여진 셈입니다.

  • Tip: 
만약 과거 병력 때문에 보험금 지급이 거절됐다면, 내가 앓았던 질병이 약관상 '고지해야 할 질병'의 정의에 정확히 부합하는지 전문가와 함께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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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6년 1월 19일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6. 12. 선고 2024가단519027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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