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오토바이 '주기적 운전' 사실 입증 못하면 보험금 지급해야

글 :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보장 특약을 체결한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오토바이 주기적 운전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일명 '만취 벤츠녀'로 불리는 가해자 DJ 예송(안 씨)의 음주운전 차량에 들이받혀 숨진 50대 오토바이 운전자의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가 [단독] 소식으로 판결을 소개하고 해설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9단독 김회근 판사는 교통사고로 숨진 나 모 씨¹⁾의 사실혼 배우자가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²⁾

나 씨의 사실혼 배우자는 2019년 2월 메리츠화재와 사이에 나 씨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했다. 나 씨는 2024년 2월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호텔 앞 노상을 주행하던 중 안 씨의 음주운전 차량에 후미를 충격 당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에 보험수익자였던 나 씨의 사실혼 배우자는 상해사망의 경우 지급하기로 약정된 보험금 1억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보장 특약에 의해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며 거절했다.

재판의 쟁점이 된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보장 특별약관은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는 중에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상해사고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통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다만, 피보험자가 이륜자동차를 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등 주기적으로 운전한 사실을 회사가 입증하지 못한 때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김회근 판사는 「이 보험계약은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보장 특약을 규정하고 있고, 계약 체결 당시 나 씨가 작성한 계약 전 알릴의무사항에는 나 씨가 현재 승용차와 오토바이를 자가용으로 운전하고 있다고 기재돼 있으며, 나 씨의 사고 관련 기사에는 나 씨의 직업이 오토바이 배달기사라고 기재돼 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보장 특약의 내용을 보면, 나 씨가 이륜자동차를 주기적으로 운전했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메리츠화재에게 있고,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메리츠화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오토바이를 자가용으로 운전하고 있다는 것을 오토바이를 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등 주기적으로 운전하는 것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고, 나 씨의 사고 관련 기사 외에 나 씨의 직업을 오토바이 배달 기사라고 볼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서 본 사실과 그 밖에 메리츠화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나 씨가 오토바이를 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 등 주기적으로 운전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메리츠화재의 주장은 이유 없고, 나 씨의 사실혼 배우자의 보험금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고 판시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이 사례와 같은 유형의 사건에서는 오토바이를 주기적으로 운전하는 경우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보장 특약의 적용 대상이 된다는 내용이 설명의무의 대상인지 여부가 주된 쟁점 중 하나로 문제될 수 있다. 지난번에 아래 포스팅에서 이륜자동차를 주기적으로 운전하는지 여부가 보험사고 당시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는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별약관은 보험사의 면책사유에 관한 것으로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므로, 보험사가 피보험자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면, 피보험자가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가 났더라도 보험사가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판결을 소개한 적이 있다.

[단독](판결) 보험사가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별약관의 '주기적 운전' 면책 설명 안 했다면 보험금 지급해야

이 사례에서 가해자 안 씨는 지난 2024년 2월 3일 새벽 4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술에 만취한 상태로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하던 중 학동역 사거리 인근에서 나 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나 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안 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21%로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이후 안 씨는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반려견을 품에 안고 있던 사진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샀다. 결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 씨는 징역 10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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