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드나든 트럭 사고로 숨진 기사… 법원 "단순 직무상 사고 아닌 '교통재해', 보험금 지급해야"

 

법원 "일시적 출입 차량은 '구내 전용 교통기관' 아냐… 면책약관 엄격 해석해야" 
보험사 "공사장 내 작업 중 사고는 면책" 주장했으나 1·2심 모두 패소  

(춘천=방보소 팀장) 공사 현장에서 화물을 싣던 중 발생한 화물차 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했더라도, 해당 차량이 공사장에 상시 고정된 차량이 아니라면 보험사는 '교통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판결은 보험사가 약관상 면책 사유인 '작업장 구내에서 사용되는 교통기관'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사고의 재구성: 멈추지 않은 트럭, 그리고 비극  
화물 운송업에 종사하던 한 모 씨(망인)는 2022년 5월, 강원도 화천군의 한 도로 건설 공사 현장을 찾았습니다. 자신의 3.5톤 트럭에 포크레인 부속품을 싣기 위해서였습니다.   


작업 도중 경사면에 정차해 있던 트럭이 미끄러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씨는 트럭을 세우기 위해 급히 조수석 쪽으로 뛰어가 브레이크를 잡으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바퀴에 몸이 깔리는 참변을 당했습니다. 한 씨는 골반과 다리에 심각한 복합 골절을 입고 수차례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다리를 절단하는 아픔까지 겪으며 1년여간 투병했지만, 끝내 합병증으로 2023년 5월 숨을 거뒀습니다.   

  • 쟁점: "교통재해다" vs "작업장 내 직무상 사고다"  
유족들은 한 씨가 가입해 둔 보험사(iM라이프생명)에 '교통재해 사망보험금' 6,0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아이엠라이프생명은 이를 거절하고 일반재해 사망보험금인 3,000만 원만 지급했습니다. 아이엠라이프생명은 약관의 '면책 조항(교통재해분류표 제4호)'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해당 약관은 "토목작업장 등의 구내에서 사용되는 교통기관에 직무상 관계하는 피보험자의 직무상 사고는 교통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공사 현장 내부에서 작업용으로 쓰이는 차에 의한 사고는 교통사고가 아닌 산업재해 성격으로 보아 보상하지 않겠다는 논리였습니다.    

  • 법원의 판단: "공사장 '전용' 차량만 면책… 일시 출입 차량은 보상 대상"  
춘천지법 제1민사부[재판장 허이훈 부장판사]는 한 씨의 유족들(배우자와 2명의 자녀)이 아이엠라이프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아이엠라이프생명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1)과 마찬가지로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2)


재판부는 아이엠라이프생명이 주장한 면책 약관을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음과 같은 주된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1. '구내에서 사용되는'의 의미: 약관에서 말하는 '작업장 구내에서 사용되는 교통기관'이란, 해당 사업 수행을 위해 상시적·전속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뜻한다. 단순히 사고가 공사장에서 났다고 해서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2. 차량의 성격: 사고 차량은 일반 도로 주행을 목적으로 하는 화물차다. 한 씨는 부품 운반 요청을 받고 일시적으로 현장에 드나들었을 뿐, 해당 공사 업체와 전속 계약을 맺고 현장에 상주하던 차량이 아니다.    

 3. 약관의 취지: 해당 면책 조항은 광산이나 공장 내부에서만 도는 지게차나 덤프트럭처럼 일반 도로와 성격이 다른 위험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일반 화물차까지 여기에 포함하는 것은 고객에게 불리한 확대 해석이다.    



  • 판결의 결과 및 시사점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아이엠라이프생명)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1심과 같이 "아이엠라이프생명은 유족들에게 교통재해 사망보험금 6,000만 원 전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화물차 기사나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공사 현장이나 공장 등에 일시적으로 진입해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사가 '장소'만을 이유로 교통재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행태가 부당함을 확인함과 더불어 약관의 면책 사유는 작성자인 보험사에게 엄격하게, 가입자인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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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6년 1월 14일

1) 춘천지방법원 2025. 3. 5. 선고 2023가단37038 판결.
2) 춘천지방법원 2025. 12. 17. 선고 2025나3060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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