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아버지가 한국서 사망, 보험금은 누구에게?"... 법원, '국적' 아닌 '거주지' 손 들어줬다

보험금 청구와 거절


[판례 속보] 보험사 "중국법 따라 부모도 상속인" 주장했으나 패소... 법원 "한국 거주했으니 한국 민법 적용, 자녀 단독 상속"  

(안산=방보소 팀장) 최근 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상속과 보험금 분쟁이 잦아지는 가운데, 한국에 살던 중국인이 사망한 경우 본국법(중국법)이 아닌 거주지법(한국법)을 적용해 상속인을 정해야 한다는 흥미로운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판결로 인해 보험사는 상속 분쟁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던 보험금 전액과 지연이자까지 물게 됐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의 최신 판례(2025가단63922)를 통해 복잡한 외국인 상속 분쟁의 핵심을 파헤쳐 봅니다.  


한국법 vs 중국법


🔍 사건의 전말: "왜 나한테만 보험금을 안 주나요?" 

중국 국적의 C씨는 2014년 D보험 상품에 가입한 뒤 한국에서 생활하다 지난 2025년 1월 사망했습니다. C씨가 남긴 사망보험금은 약 6,300만 원. 유족으로는 자녀인 A씨(원고)와 중국에 있는 부친 E씨가 있었습니다.   

자녀 A씨는 자신이 단독 상속인이라며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B 주식회사)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보험사의 논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보험사의 주장: "망인은 중국인입니다. 국제사법에 따라 본국법인 중국 민법을 따라야 합니다. 중국 민법상 자녀와 부모는 모두 1순위 상속인이므로, 당신(자녀) 혼자 다 가질 수 없고 부친 E씨와 공동 상속받아야 합니다."    
실제로 중국 민법 제1127조는 배우자, 자녀, 부모를 모두 제1순위 상속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 민법은 자녀(직계비속)가 부모(직계존속)보다 선순위 상속인입니다.  

법원의 판결: 한국법 적용


⚖️ 법원의 판단: '핑퐁' 게임 끝에 한국법 낙점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한옥형 판사)은 자녀 A씨의 손을 들어주며 "피고(보험사)는 원고에게 보험금 6,300여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이 중국 국적자의 상속 문제에 한국법을 적용한 논리는 '반정(反定, Renvoi)' 법리에 있습니다.  
  • 한국 국제사법: "상속은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본국법(중국법)에 의한다." -> 1차적으로 중국법 지목.
  • 중국 국제사법(외사민사관계법률적용법): "법정상속의 경우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일상거소지(주로 거주하던 곳)의 법률을 적용한다." -> 다시 한국법 지목.  
  • 한국 국제사법 제22조: "외국법이 준거법으로 지정되었는데, 그 나라 법이 다시 한국법을 적용하라고 한다면 한국법을 따른다." -> 최종적으로 한국 민법 적용.  

법률의 핑퐁 게임: 반정(Renvoi)


재판부는 "망인이 사망 당시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생활기반을 가지고 거주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중국 법률에 따라 적용되어야 하는 법은 대한민국 법이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한국 민법이 적용되면서, 자녀인 A씨가 단독 상속인으로 확정되었습니다.  

💡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보험전문변호사의 '판결 뜯어보기' 

Q. 왜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나요?: "국제사법에서는 이를 '반정(Renvoi)'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법률 적용의 '핑퐁 게임'입니다. 한국 법은 '중국 법을 따르라'고 공을 넘겼는데, 정작 중국 법은 '사는 곳(한국) 법을 따르라'고 공을 다시 넘겨준 셈입니다. 망인이 한국에 생활 기반을 두고 살았다면, 국적보다는 실제 거주했던 곳의 법률 관계를 존중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일상거소지'(Habitual Residence)


Q. 보험사는 왜 지급을 거절했을까요?: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속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돈을 줬다가, 나중에 중국에 있는 부모가 '내 몫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걸어오면 이중 지급의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수적으로 중국 민법(부모도 상속인)을 주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거주지 중심의 상속 법리가 명확해졌으니, 유사한 사례에서 상속인 확정이 더 수월해질 것입니다."  

Q. 이번 판결의 의의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260만 명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외국인 사망 시 무조건 국적만 따질 것이 아니라, '어디서 주로 생활했느냐(일상거소지)'가 상속인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해 준 중요한 판례입니다."





📝 요약 및 결론 

1. 사건: 한국 거주 중국인 사망 후, 자녀가 보험금 단독 청구 vs 보험사는 중국법 근거로 거부.  
2. 쟁점: 상속 준거법이 '국적(중국)'이냐 '거주지(한국)'냐.  
3. 결과: 법원은 중국 국제사법이 '거주지법'을 가리키고 있으므로 한국 민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 
4. 교훈: 외국인 상속 문제라도 한국에 주된 거소지가 있다면 한국 민법이 적용되어 자녀가 단독 상속받을 수 있음.  

중국 민법(부모도 1순위)이 아닌 한국 민법(자녀·배우자가 선순위)이 적용되어, 중국에 있는 부모의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판례들은 이번 사례에서 원고가 승소할 수 있었던 확고한 법적 근거가 됩니다.

[승소 TIP] 외국인 가족의 상속·보험금 분쟁은 각국의 '국제사법'과 '현지 법'을 모두 검토해야 하는 고난도 소송입니다. 국적만 보고 포기하지 말고, '실제 거주지'를 근거로 한국법 적용 가능성을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보시길 권합니다.  


작성자: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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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6년 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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