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판결) 오타반점도 '선천이상' 해당... 이에 대한 레이저 치료는 수술보험금 지급 대상

글 : 임용수 변호사

얼굴 부위에 청갈색의 반점을 나타내는 색소질환 '오타반점'도 '선천이상'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레이저 치료는 미용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험전문 임용수 변호사가 판결을 국내 최초 [단독] 소식을 알리고 해설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강하영 판사는 문 모 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¹⁾

문 씨의 아들은 한 피부과의원에서 좌측 이마와 눈두덩이에 질병분류코드 Q82.5 '오타반점' 진단을 받았고 2022년 9월부터 2023년 5월까지 30회에 걸쳐 앤디야그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²⁾를 받았다. 앤디야그 레이저는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사용해 피부의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는 치료 방법으로 오타모반을 포함한 다양한 색소성 병변 제거에 효과적이고, 일반적으로 국소 마취 크림이나 드물게 국소 마취 주사를 사용해 진행한다. 오타모반의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10회 이상의 레이저 치료가 필요하나 치료에 대한 반응 정도와 색소침착의 차이 등에 따라 더 많은 횟수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치료당 시술 시간은 10~30분 정도이지만 치료 부위의 크기와 병변의 밀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대해상은 2022년 12월까지 문 씨에게 레이저 치료 중 일부[11회]에 대한 보험금 1710여 만원을 지급했으나, 나머지 19회에 대해서는 계속적 치료의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에 반발한 문 씨가 "레이저 치료는 선천이상인 '오타반점'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현대해상을 상대로 보험금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감정의는 '사진상 환자의 상태는 명확하게 확연히 보여지는 색상의 오타모반은 아니나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가 정상 피부와는 다른 색조를 보이는 병변이 남아 있어 추가적인 치료를 원하는 경우 단순히 흐리기 때문에 더 이상 레이저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구체적인 치료 필요성과 횟수는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또한 문 씨의 아들을 치료한 피부과의원 의사는 '치료 기간 등은 환자의 상태나 색소의 정도에 따라 매우 다양하기에 특정할 수 없으나 환자가 소아인 관계로 성인에 비해 약한 강도로 시행했고, 해당 치료들을 필요성 없이 시술한 적이 없으며, 소아인 관계로 통증에 예민했고 시술을 할 때마다 힘들어했기에 성인의 경우보다 약한 강도로 꾸준히 치료를 하는 것으로 선택했다. 환자가 아주 강하게 시술을 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에 따라 치료 기간은 달라진다. 아직 완치된 상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했다.

큐스위치 앤디야그 레이저(Q-switch Nd:YAG Laser)

강하영 판사는 오타반점에 대한 레이저 치료 전체가 선천이상 수술보험금 지급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강하영 판사는 먼저 「선천이상수술보장 특약에서는 수술 횟수나 비용을 제한하고 있지 않으며, 레이저 치료의 경우 환자의 상태나 치료 강도에 따라 적정 치료 횟수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인데 문 씨의 아들은 레이저 치료 당시 만 7~8세의 아동으로 마취가 필요한 레이저 치료를 받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로 인해 주치의는 성인에 비해 낮은 강도로 여러 번 치료를 받는 방법을 선택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자를 직접 진료한 담당 의사의 전문 지식과 경험, 의학적 판단에 따른 치료의 정도와 범위는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해상이 제출한 문 씨 아들의 사진을 보더라도 흐리지만 정상 피부와는 다른 색조를 보이는 병변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고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씨의 아들이 받은 레이저 치료는 그 전체가 선천이상에 대한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이 계약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오타반점 혹은 오타모반은 눈 주위, 광대, 이마, 관자놀이 부위 피부에 청갈색의 반점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정상적으로는 표피에만 있어야 할 멜라닌세포가 피부의 상대적으로 깊은 진피층에 많은 수로 자리 잡아 발생한다. 멜라닌세포는 본래 피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임신 8주 이내의 기간, 즉 임부의 자궁 안에서 태아가 형성되는 시기인 배아기에 배아의 신경능이라는 구조물로부터 성숙되지 않은 멜라닌세포가 피부로 이동해 자리 잡는다. 오타반점은 출생 당시 이미 진피에 멜라닌세포가 자리 잡고 있으나 일부 사람에서는 멜라닌세포가 늦게 색소를 만들어 내어 증상을 발현하는 시기가 다르다. 출생 시부터 존재하고 있으나 일부분은 출생 이후에 나타날 수 있다. 오타모반 환자의 50%에서는 영아기 초기에 병변이 나타나고, 사춘기는 두 번째로 병변이 발현하는 시기다. 오타모반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외과적 수술로 제거하거나 냉동치료를 시행한 적이 있으나, 레이저가 개발된 이후에는 레이저 치료가 표준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오타모반의 치료에 사용되는 큐스위치 앤디야그 레이저(Q-switch Nd:YAG Laser)와 피코 레이저의 치료원리는 선택적 광열분해다. 선택적 광열분해는 특정한 파장의 빛에 대해 강한 흡수율을 보이는 발색단을 표적으로 해서 그 표적에 레이저 빛을 쪼이면 발색단인 표적이 그 특정한 파장을 흡수해 열에너지로 바뀌면서 제거되는 원리다. 큐스위치 앤디야그 레이저와 피코 레이저는 멜라닌세포를 표적 발색단으로 해서 색소 병변인 오타모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는 질병분류번호 D22를 '멜라닌세포모반(Melanocytic naevi)'으로, Q82.5를 '선천성 비신생물성 모반(Congenital non-neoplastic naevus)'으로 분류하고 있다.³⁾

이 사례는 문 씨의 아들이 진단받은 오타반점이 선천이상수술보장 특약에서 정한 '선천이상'에 해당하고, 레이저 치료가 '수술'에 해당하는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었던 경우다. 다만 현대해상은 미지급한 나머지 19회의 수술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계속적 치료의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다가 재판 과정에서는 '질병의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거절 이유나 주장을 바꿨다. 이처럼 기존 주장을 바꾼다는 것은 어떻게든 거절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관성 없는 주장을 제기하게 되면 법원에서 불리한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 씨는 선천이상수술보장 특약 외에 별도로 질병수술보험금(질병수술비)을 지급하는 내용의 '질병수술보장 특약'에도 가입하고 있었는데, 이 질병수술보장 특약에는 '선천기형, 변형 및 염색체 이상의 경우 질병수술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면책약관을 두고 있었다. 문 씨는 질병수술보험금 600만 원(1회당 20만원 × 30회)도 청구했다. 이에 대해 강하영 판사는 "해당 면책약관은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고객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해상은 해당 면책약관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지 않고 있고, 현대해상은 이 계약 체결 후인 2016년 1월부터 선천이상의 경우에도 질병수술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약관을 변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라며 "해당 면책약관에 관해 명시·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현대해상은 해당 면책약관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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