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지인이 차량 소유자 몰래 음주운전 하다 사고 ... 대법원, "차량 소유자에게도 배상 책임 있다"


글 : 임용수 변호사


차량 소유자가 지인의 집 앞에 차를 대고 잠을 자던 중 지인이 음주 상태로 몰래 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났다면 차량 소유자도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자동차 소유자인 박 모 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해 원심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1)

2019년 10월 박 씨는 게임 동호회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지인의 집 앞에 자동차를 주차한 뒤 다음날 새벽까지 인근의 술집에서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고 지인의 집에 가 잠이 들었다. 다음날 오전, 지인은 박 씨가 자고 있는 틈을 타 자동차 열쇠를 박 씨 몰래 가져가 술에 취한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122%)로 자동차를 운전했다. 지인은 일방통행 도로를 진행방향과 반대로 운전하다가 후진하던 중 자동차 뒤쪽에서 걸어오던 행인(피해자)을 차로 들이받았고 피해자의 보험사인 현대해상은 피해자에게 치료비 등으로 보험금 1억4600여만 원을 지급했다.

현대해상은 "박 씨는 사고 차량의 소유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의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사고로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피해자로부터 손해배상 청구권을 대위 취득한 자사에게 구상금 1억46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는 지인의 집에 차를 두고 술을 마시고 잠을 자던 중 지인이 운전했을 경우, 자동차 소유자가 여전히 자동차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보유해 운행자 지위에 있었다고 볼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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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은 원고 현대해상이 승소했으나 원심(항소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원심은 "박 씨의 과실이 중대해 지인의 운전을 용인했다고 볼 수 있거나 사고 당시 차량에 대한 박 씨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가 정하는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지인이 차를 운전하기 전 자동차 열쇠를 쉽게 손에 넣어 바로 차를 운전할 수 있었던 점, 지인이 기분전환을 위해 동네를 한 바퀴 돌 생각으로 차를 운전했던 점, 실제 지인의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짧은 시간 동안 운전했을 뿐이므로 자동차 반환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박 씨가 사고 발생 무렵에는 지인으로부터 자동차 수리비 및 합의금 등을 지급받기로 하고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지인에게 작성해줬을 뿐 별도로 지인을 절도 혐의 등으로 고소하지 않다가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이후에야 지인을 절도, 자동차등불법사용 혐의로 고소한 점 등에 비춰 보면 박 씨가 사고 당시 자동차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보유자(이하 '소유자 등')는 비록 제3자가 무단으로 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더라도 그 운행에 관해 소유자 등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됐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 사고에 대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가 정한 운행자 책임을 부담한다. 소유자 등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상실 여부는 평소 자동차나 그 열쇠의 보관과 관리상태, 소유자 등의 의사와 관계없이 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 소유자 등과 운전자의 인적 관계, 운전자의 차량 반환의사의 유무, 무단운전 후 소유자 등의 사후승낙 가능성, 무단운전에 대한 피해자의 인식 유무 등 객관적이고 외형적인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를 판단해야 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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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등록일 : 2024년 6월 24일

1)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다204221 판결.
2) 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1072 판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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