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보험계약 당시 고혈압 진단 사실 알리지 않았다면 고지의무 위반 성립


글 : 임용수 변호사


보험계약 당시 고혈압 진단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전문)가 판결 소식을 전해 드리고, 법률 조언을 덧붙입니다.

대전지법 민사11단독 오명희 판사는 고혈압 환자였던 이 모 씨가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계약 유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이 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줬습니다.1)

이 씨는 두 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설계사의 설명을 듣고 보험청약서를 작성했는데, 그 보험청약서에 별지로 첨부된 '계약 전 알릴 의무'에 기재된 질문사항들 중, "최근 5년 이내에 11대 질병(①암 ②백혈병 ③고혈압, 이하 생략)으로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 의료행위(①질병확정진단 ②치료 ③입원 ④수술 ⑤투약)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아니오"라고 표시했습니다. 

그 후 이 씨가 부정맥 확정 진단을 받아 보험금을 청구하자, 삼성생명은 이 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면서도 이 씨가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과거에 고혈압을 진단 받았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아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2건의 보험계약 모두를 해지했습니다.

이에 이 씨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고지의무를 위반한 적이 없고, 또 보험설계사가 사실대로 고지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약관상 보험계약 해지 제한 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보험계약의 해지는 무효라며 보험계약의 유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오 판사는 「이 씨는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매년 일반 건강 검진 결과 계속 '고혈압 의심' 판정과 함께 고혈압과 관련해 2차 정밀검사를 권유받았거나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통보받은 사실, 보험계약 체결 후에도 부정맥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당시 병원 간호기록지 '과거 병력'란에 "4~5년 전 고혈압"이라고 기재돼 있는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이 씨는 일반 건강 검진 결과에 따른 2차 검진 결과 '고혈압'을 확정적으로 진단받았고, 보험계약 당시 고혈압 진단 관련 질문에 대해 그 같은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으므로, 이 씨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고지해야 할 사항을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약관상 보험계약 해지 제한 사유가 있다는 이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보험설계사가 보험계약 당시 이 씨가 사실대로 고지하는 것을 방해했거나 이 씨에 대해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게 했거나 부실한 고지를 권유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생명이 약관에 따라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이 씨의 주장은 이유 없고, 따라서 삼성생명은 이 씨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삼성생명의 해지 의사표시에 따라 보험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보험청약서 질문표에 열거한 11대 질병 중의 하나인 고혈압으로 확정진단, 치료, 입원, 수술, 투약을 받은 사실은 보험 가입 당시 알려야 할 중요한 사항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보험 가입 당시 과거 5년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 고혈압 진단을 받았거나 약물 처방을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고지의무 위반이 성립됩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LAWPIPL.COM
  • 최초 등록일 : 2018년 3월 23일
  • 1차 수정일 : 2020년 7월 29일(재등록)

1) 대전지방법원 2015. 10. 13. 선고 2014가단223121 판결.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