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청약서상 질문표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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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청약서 질문표를 사용할 경우 보험 가입자가 이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이나 정상 소견을 보인 질병까지 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의무)를 이행할 필요는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잇몸 포진바이러스 감염, 음경 발기와 근경직 또는 뇌성마비에 대한 고지의무 위반을 부인한 사례입니다.
임용수 변호사(보험 전문변호사, 사법연수원 28기)가 보험 가입자였던 김 모씨의 소송대리인으로서 승소로 이끈 사건입니다. 판결 내용을 국내 최초로 [단독] 소개하고, 변호사의 의견을 담은 해설과 법률 조언을 덧붙여 드립니다. 보험소송 의뢰 또는 변호사 의견서 작성 의뢰를 원하거나 변호사와 1:1 똑똑! 법률상담을 원하는 분들은 언제든지 문의해 주세요. 보험법률 문제를 심층 분석해 드립니다.
인천지법 민사14부(재판장 이인형 부장판사)는 동부화재해상보험(현재 상호: DB손해보험)이 김 씨(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용수)를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에서 동부화재의 청구를 기각하고 "동부화재는 김씨에게 174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패소 판결하고 김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원고 승소 판결 선고 |
재판부는 「동부화재는 김 씨에 대한 수술 결과 종양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이상 악성 암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세브란스 병원에서는 병리학적 종양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임상 증상과 방사선학적 소견으로 배아 세포종으로 판단해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 후 김 씨에게 최종 진단 결과 뇌종자세포종, 악성 뇌종양, 뇌내출혈이라는 진단서를 작성해 준 사실이 있고, 같은 병원의 신경외과 전문의도 "김 씨의 경우 종양이 운동 신경 영역인 기저핵에 있어 종양에 대한 직접 수술은 불가능해 수술 당시 얻은 조직으로부터 종양 표지자 검사를 시행해 강한 양성 반응을 보고 암으로 진단했고, 특히 배아세포종은 조직검사 결과가 없어도 임상 증상, 종양 표지자, 뇌 MRI만으로도 진단 가능한 특별한 종양인데, 갑자기 진행된 우측 편마비, 혈종에서 나온 종양표지자(aFP 양성), MRI 판독 결과 등으로 배아세포종으로 판단했다"라고 회신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약관 규정상 '암' 판정에 있어 일차적으로 조직학적 소견에 따르되 임상학적 진단을 그 보조적 수단으로 인정한 취지 및 전문의가 김 씨의 경우를 암으로 판단하게 된 근거 등을 종합해 볼 때 김 씨의 뇌종양은 보험계약에서 담보하는 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동부화재는 김 씨 측이 잇몸 포진바이러스, 음경 발기 등에 관한 진단 및 치료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김 씨가 보험을 들면서 작성한 질문표에는 문제가 된 질병의 진단 및 치료는 질문 사항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고 또 그런 질병을 진단받고 치료받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전혀 없다」며 「달리 동부화재 측에서 그런 질병의 진단 및 치료 사실에 대해 고지할 것을 요구했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 이를 알리지 않은 것을 두고 고지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계약 전 알릴의무 사항(질문표) 작성 |
재판부는 또 「동부화재는 근경직 또는 뇌성마비 가능성에 대한 고지의무 위반 주장도 하고 있지만, 김 씨가 뇌성마비의 진단을 받았다거나 뇌성마비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김 씨가 근경직 진단을 받은 것이 보험 약관상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청약서상의 질문 사항을 피보험자가 진료받은 사실이 있으면 그 결과 여하에 관계 없이 모두 고지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고 정상 소견을 보인 경우까지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근경직으로 진단받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김 씨는 동부화재의 보험에 가입한 날부터 2개월이 지날 무렵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에 총 27일간 입원하며 두개 천공술 및 혈종 제거술을 받았고 뇌종자세포종, 악성 뇌종양, 뇌내출혈로 최종진단을 받은 뒤 동부화재에 암진단 보험금 등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동부화재는 김 씨에 대한 수술 결과 종양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이상 악성 암으로 판단할 수 없고 또 고지의무도 위반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다음 김 씨를 상대로 보험금 채무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 임용수 변호사의 케이스메모
- 해설과 법률 조언 -
이번에 소개한 사례의 경우 가입자 측의 소송대리인이었던 임용수 변호사가 정말 힘겹게 승소로 이끈 판결입니다. 김 씨는 동부화재의 질병보험에 가입하기 5개월 전 소아과의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또 비뇨기과에서도 정밀검사를 받은 사실이 있으며, 보험 가입 8일 전에는 발뒤꿈치 통증, 까치발 증상으로 소아과의원에서 족부검사를 받고 장딴지 근육 경직 및 뇌성마비 가능성 진단을 받은 사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는 사건을 수임한 후 의뢰인의 말이 아닌 소송 상대방의 답변서나 준비서면 등의 법률 서면을 받고서야 새로 알게 되는 사실이 많습니다. 의뢰인이 사실을 상세하게 알려주거나 모든 정보를 주지는 않으니까요. 이런 상황을 마주하는 것은 애로점이 되기도 하지만, 업무의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숙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법률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댓글 평을 단 분도 있습니다. 십분 공감합니다.
특히 이전 케이스메모에서 누차 알려 드린 바와 같이 보험사들의 약관에는 '암' 판정에 있어 일차적으로 조직학적 소견에 따르되 임상학적 진단을 그 보조적 수단으로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규정의 해석과 관련해 거의 대부분의 판례가 피보험자의 질병에 대해 병리 조직학적 진단이 있는 경우 임상학적 방법에 의한 암 진단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고지의무 위반이라는 쟁점에 더해서 사건을 더욱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동부화재는 또 김 씨가 보험계약 체결 전부터 근경직이나 성조숙증을 앓고 있었는데 이는 김 씨의 뇌종양에 대한 전조 증상이므로 보험계약 체결 전부터 뇌종양의 증세가 발현된 것이어서 상법 제644조의 객관적 확정의 효과1)에 따라 보험계약이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도 했지만, 재판부는 보험계약 체결 전에 지속 발기증, 근경직의 증상을 보인 점이 인정되고 김 씨의 뇌 종양의 위치가 좌측 기저핵으로 보험 가입 전에 발병한 우측 하지 강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보험계약 체결 전에 김 씨에게 뇌종양이 이미 발병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동부화재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동부화재가 보험 가입자 측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기 위해서는 보험 가입자 측이 알리지 않은 사항이 보험 청약서에서 질문한 사항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보험 가입자 측이 고지의 대상인 사실을 알고 또 그것이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까지 알면서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고지했거나 또는 현저한 부주의로 인해 고지의 대상인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거나 고지의 대상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의 중요성의 판단을 잘못해 고지하지 않았거나 부실하게 고지했다는 것을 모두 동부화재가 입증해야 합니다. 이 판결은 동부화재의 입증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사례입니다.
보험에 가입하려는 분들은 대충 가입하지 말고 보험사가 답변할 것을 요구한 서면 질문 사항에 대해서 꼼꼼히 읽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그렇게 읽고 이해한 대로만 성실하게 답변하면 됩니다. 그런데도 막상 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안 하려고 태클을 걸면 그때는 임용수 보험 전문변호사의 케이스메모닷컴 블로그에서 대처 방법을 찾아보세요. 해답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2019년 3월 8일
❚❚❚ 계속 업데이트 중...
THE 수준 높고 좋은 글
🔘 보험 전문변호사 = 임용수 변호사
- 최초 등록일: 2015년 11월 25일
- 1차 수정일: 2019년 3월 8일 (글 및 이미지 전면 수정 및 추가)
- 2차 수정일: 2019년 6월 3일(재등록)
1) 상법 제644조(보험사고의 객관적 확정의 효과)는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거나 또는 발생할 수 없는 것인 때에는 그 계약은 무효로 한다. 그러나 당사자 쌍방과 피보험자가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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